정청래 “생사고락 전우”에 김병기 침묵… 강성층 업은 鄭리더십, 40일 만에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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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윤리특위-특검법 ‘투톱 갈등’
최고위서 서로 눈도 안 마주쳐
원내지도부 “鄭 혼자 살려 뛰어내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이훈구 기자 ufo@donga.com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대표가 3대 특검법 개정안과 관련된 여야 합의를 파기하고 김병기 원내대표와 충돌하면서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열성 지지층을 등에 업고 전당대회에서 압승하면서 대통령실을 향해서도 뚜렷한 개혁 소신을 밝혀온 ‘정청래호(號)’가 출범 40일 만에 리더십에 균열을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 대표는 12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안의 작은 차이가 상대방과의 차이보다 크겠느냐”며 “우리는 죽을 고비를 넘기며 생사고락을 함께한 전우이자 동지”라고 ‘원팀’을 강조했다. 전날 특검법 개정안을 둘러싼 이견으로 충돌한 김 원내대표 등을 향해 ‘전우이자 동지’라고 강조한 것이다. 최고위에 참석한 김 원내대표는 관련 발언은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회의 내내 정면만 응시하는 등 서로 눈 한번 마주치지 않아 앙금이 가시지 않았다는 해석이 나왔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2 뉴스1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김병기 원내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5.9.12 뉴스1
원내 지도부에선 정 대표가 김 원내대표와 사전 조율을 거친 여야 합의안을 뒤집은 것을 두고 열성 지지층의 반발 여론을 고려한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정 대표가 지난 8·2 전당대회에서 의원 및 대의원 지지가 부족한 상황에서 권리당원 표심으로 당선된 만큼 지지층 여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것. 원내 지도부 관계자는 “배 위에 같이 올라탔다가 바람이 불자 자기만 살겠다고 뛰어내린 꼴”이라며 “정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에 대한 신뢰가 회복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정 대표 측에선 “김 원내대표가 특검 추가 연장 철회 등에 대해 제대로 보고 및 설명하지 않은 상태에서 합의안을 발표한 것”이라고 책임을 돌리고 있다. 이례적으로 원내대표가 당 대표에게 사과를 요구하며 들이받은 모양새를 취한 것도 과도하다는 분위기다.

당 안팎에서는 민주당 투톱의 갈등이 이어질 경우 결국 리더십에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당 지도부와 원내 지도부의 소통이 원활하지 않아서 벌어진 일로 보인다”며 “분열된 상태로 가면 국정감사 등 아무것도 안 되는 만큼 빠르게 봉합하고 정리해야 된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특검법 합의안을 파기하고 ‘더 센’ 특검법을 강행 처리한 것에 대해 “국민에 대한 선전포고”라고 반발했다. 장동혁 대표는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에서 열린 ‘야당 탄압 독재 정치 규탄대회’에서 “(미국에서) 국민들의 손발이 묶여도 말 한마디 못 하면서 안에서는 정치 보복의 도끼를 휘둘러 댄다”며 “밖에서 신나게 얻어터지고 집 안에 돌아와 가족들에게 식칼을 휘두르는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의 보이지 않는 대통령은 개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불어민주당#정청래#김병기#국민의힘#특검법#민주당 투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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