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부·지식재산처·중소벤처기업부 업무보고에서 김용선 지식재산처장에게 질문하고 있다. 2025.12.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국민의힘이 이재명 대통령의 “(업무보고 생중계가) 요새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다는 설이 있다”는 발언에 대해 “대통령의 위험한 착각”이라며 “대통령은 흥행의 언어가 아니라 책임의 언어로 국정을 말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18일 논평에서 “이 대통령이 정부 부처 업무보고 생중계를 두고 ‘넷플릭스보다 더 재미있다는 설도 있다’라고 말했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이며 대통령이 국정을 어떤 위치에 두고 있는지 되묻게 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이 16일 보건복지부 등의 업무보고를 받으면서 “업무보고 시청률이 엄청 높지 않을까 싶다”며 “요새 넷플릭스보다 더 재밌다는 설이 있다”고 말한 것을 비판한 것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업무보고는 흥행을 위한 콘텐츠가 아니다”라며 “정책의 성과와 실패를 점검하고 국정의 방향을 바로잡는 엄중한 자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를 대중 오락 콘텐츠에 빗대어 ‘재미’의 기준으로 평가하는 순간, 국정은 책임의 영역에서 쇼의 영역으로 밀려난다”고 했다.
최 수석대변인은 “실제로 최근 생중계 업무보고는 정책 점검보다 ‘장면 만들기’에 가까운 모습이 반복되고 있다”며 “‘탈모는 생존 문제, 건보 검토’처럼 즉석에서 논쟁을 키우고, 교육부 보고에서는 ‘환단고기’까지 꺼내 불필요한 소모전을 부추겼다”고 했다.
또 “대통령의 거친 언사와 특정 기관장에게 공개적으로 면박을 주고 힐난한 장면은 정쟁으로 확산되고, 야권 출신 공공기관장에 대한 찍어내기 압박으로 비치고 있다”며 “업무보고가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무대로 변질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행정안전부(경찰청, 소방청)·인사혁신처 업무보고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12.17.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국민의힘 소속 지자체장인 유정복 인천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부 업무보고는 제왕적 대통령의 권력자랑 자리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유 시장은 “최근 이 대통령의 부처 업무보고를 지켜보며 국정운영의 불안한 미래를 예감하면서 답답함을 금할 수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대통령께서는 지난 국토부 업무보고 때의 질책으로도 모자라 어제(17일)는 타 부처 업무보고 자리에서까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을 다시 소환해 공개적인 면박을 주셨다”며 “국정 최고 책임자가 특정 기관장을 상대로 며칠에 걸쳐 감정 싸움을 하는 듯한 모습은 대통령의 품격과 거리가 먼 것 같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12일 업무보고 과정에서 이 사장에게 “참 말이 길다“ ”(불법 반출이) 가능하냐, 하지 않느냐 묻는데 왜 자꾸 옆으로 새느냐”고 질타했다. 17일에도 “권한을 행사하고, 온갖 명예와 혜택은 누리면서 책임을 지지 않겠다는 것은 천하의 도둑놈 심보 아니냐”, “일하기 싫고 돈과 명예를 누리고 싶으면 (공직을) 나가서 일하라”고 재차 공개 비판했다.
유 시장은 “앞으로도 이런 식의 고압적인 회의 운영이 된다면 공직사회는 그 어느 누구도 대통령 앞에서 바른 소리는커녕 질책받지 않기 위해 아부와 보신주의에 젖어들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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