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교의 정치권 로비 의혹 등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이 18일 통일교의 핵심 거점인 경기 가평군 천정궁과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의 사무실 등에 대한 전방위적 압수수색에 나선 것은 대표적 친윤(친윤석열)계 의원인 권 의원과 통일교 사이의 연결고리를 밝히기 위해서란 분석이 나온다. 통일교 측이 각종 청탁의 대가로 김건희 여사에게 선물을 전달하려 했을 뿐 아니라 권 의원의 출마가 거론됐던 2023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 신도들을 동원했을 가능성까지 규명해 보겠다는 것이다.
18일 특검팀은 권 의원의 자택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사무실, 강원 강릉 지역 사무실 등 총 10여 곳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다. 동시에 통일교 한학자 총재의 거처인 천정궁과,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한 혐의를 받는 윤모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 자택과 휴대전화도 압수 대상으로 포함됐다. 특검은 통일교 자금이 천주청평수련원 등 부설 기관을 통해 한 총재와 윤 전 본부장에게 넘어간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으며, 이 자금이 권 의원 지원에 활용됐는지 분석하고 있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 씨가 윤 전 본부장과 함께 통일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이 확보한 문자메시지에 따르면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11월 무렵 전 씨에게 “윤심(尹心)은 정확히 무엇입니까”라고 물었고, 전 씨는 “윤심은 변함없이 권(성동)”이라고 답했다. 전 씨는 이어 ‘3개월 이상 당비 납부한 권리당원 만 명 이상을 동원하라’라는 취지의 문자도 보냈다. 그러나 권 의원이 이듬해 1월 전당대회에 불출마 선언을 하자 윤 전 본부장은 전 씨에게 “무리했는데 낭패했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특검은 이러한 대화 정황 등을 토대로 윤 전 본부장이 실제로 통일교 신도들을 대거 입당시켜 권 의원을 밀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20일 윤 전 본부장을 직접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권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과 동갑내기이자 강릉 외가에서 함께 놀던 친구 사이로, 같은 검찰청에서 두 번 근무했다. 윤 전 대통령이 대선 후보 경선을 치를 때 경선 캠프에서 종합지원본부장을 맡기도 했다.
법조계에선 조만간 친윤계 의원들에 대한 출석요구가 줄줄이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친윤계 의원들은 통일교의 원정도박 수사를 무마했다는 의혹에도 등장한다. 2022년 6, 7월 경찰이 한 총재 등 통일교 간부진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에서 600억 원어치 도박을 했다는 정보를 입수해 수사에 나섰는데 무마됐다는 내용이다. 윤 전 본부장은 2022년 9월 지인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의) 인지수사를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이 알려줬다”고 밝혔다.
한편 특검은 18일 국가정보원도 압수수색했다. 윤 전 대통령 부부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상민 전 검사가 국정원 법률특보로 임명된 과정을 조사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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