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거북이 청탁 의혹을 받고 있는 이배용 국가교육위원장(사진)이 1일 전격 사임하면서 매관매직 의혹을 둘러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 수사도 속도를 내고 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 관련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김건희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 등 억대 금품을 건네고 사위 인사 청탁을 한 이봉관 서희건설 회장과 사위인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은 2일 특검에 나와 조사받기로 했다.
이 전 위원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국가교육위원장을 사임하고자 한다. 이와 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다. 이화여대 사학과 교수를 지낸 이 전 위원장은 이화여대 총장과 국가브랜드위원회 위원장, 한국학중앙연구원장 등을 역임했다.
특검은 김 여사 일가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된 금거북이와 이 전 위원장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편지의 전달 경로를 추적하고 있다. 김형근 특검보는 이날 브리핑에서 “(압수물 등) 필요한 부분을 확인한 후 이 전 위원장에 대한 조사 일정을 확정할 예정”이라며 “이 전 위원장 조사 과정에서 필요한 부분은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김 여사 측에 추가로 건넨 금품이나 청탁은 없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당선 이후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된 뒤에도 김 여사와 직접 통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전 위원장은 2023년 7월 26일 김 여사와 9분 23초가량 통화를 나눈 것으로 파악됐다. 2022년 9월 윤석열 정부의 초대 국가교육위원장으로 임명된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김 여사와 교류한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특검은 이 전 위원장이 금거북이 등 대가성 금품을 건네고 임명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양평 공흥지구 개발 특혜 의혹과 관련해 특검이 7월 28일 김 여사 일가가 운영하는 요양병원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금고에 있던 시가 수백만 원 상당의 금거북이와 편지를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위원장은 2일 조사를 앞두고 있는 이 회장과도 인연이 있다. 이 회장이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회장을 맡고 있는데, 이 전 위원장은 기도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위원장은 김 여사의 모친 최은순 씨와도 알고 지낸 사이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강 상태 등을 이유로 조사 일정이 미뤄지고 있던 이 회장은 2일 특검에 출석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같은 날 오후엔 박 전 실장도 출석해 조사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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