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엄 당일 ‘방첩사의 체포조 지원 요청’ 조지호에 보고”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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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일 前국수본 계장, 법정 증언
“윤승영 前수사조정관에 전했더니
‘청장님에게 보고드렸다’고 말해”

12·3 비상계엄과 관련해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이 3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2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03.31. 뉴시스
12·3 비상계엄 당일 국군방첩사령부의 정치인 등 체포조 지원 요청이 조지호 경찰청장 등 경찰 수뇌부에 보고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는 21일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로 기소된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에 대한 6차 공판을 열고 이현일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계장과 전창훈 전 국수본 수사기획담당관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두 사람은 방첩사로부터 체포조 지원 요청을 받고 국회에 보낼 경찰 명단을 전달한 인물이다.

재판에서 이 전 계장은 지난해 12월 3일 구민회 방첩사 수사조정과장으로부터 “방첩사에서 국회에 체포조를 보낼 건데 인솔하고 같이 움직일 형사 다섯 명이 필요하다”는 전화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후 상관인 윤승영 전 수사기획조정관(치안감)에게 전화해 “‘국수본에서 지원을 해달라고 하는데 인력이 없으니 영등포서에서 하는 게 좋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 전 계장은 윤 전 조정관이 자신에게 “청장님에게 보고드렸다. 영등포 형사(를) 사복으로 보내주라”는 말을 했다고도 증언했다. 이를 두고 검찰 측은 “통화의 취지가 조지호 피고인에게 보고했다는 내용이냐”고 물었고, 이 전 계장은 “네”라고 답변했다. 방첩사의 체포 지원 요청이 이 전 계장을 거쳐 윤 전 조정관에게 전달됐고, 윤 전 조정관이 조 청장에게 보고해 승인·지시를 받았다는 검찰 조사 내용을 뒷받침하는 증언인 셈이다. 조 청장은 검찰 조사에서 “보고받은 것은 맞지만, 준비만 하라고 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다만 이 전 계장은 체포 대상에 대해선 “물어보지 않았다”면서 “국회에 출동하니 국회에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의원도 배제할 수 없다는 취지”라고 답했다. 이어 “현장을 인솔해달라니까 저희(경찰)는 이동을 안내하는 개념으로 이해했다”며 “체포를 하는 건 방첩사 역할”이라고 말했다. 경찰과 체포조 활동의 연관성은 부인한 것이다.

한편 이날 지귀연 부장판사는 더불어민주당이 유흥주점 접대 의혹을 제기하면서 19일 자신이 찍힌 사진을 공개한 것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진 않았다.

#계엄#지귀연#조지호#12·3 비상계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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