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이 연일 계속된 23일 대구 중구 청라언덕에 설치된 쿨링포그 아래로 한 시민이 부채를 들고 이동하고 있다. 2025.07.23.뉴시스
한반도 상공이 다시 ‘이중 열돔’에 갇히면서 연일 기온이 치솟고 있다. 40도를 넘나드는 폭염이 닥쳤던 이달 초와 비슷한 상황이다. 전국 97%에 폭염특보가 발령된 가운데 서울에도 11일 만에 폭염경보가 다시 내려졌다. ‘이중 열돔’ 현상은 최소 이번 주말까지 이어지며 전국에 불볕더위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 전국 다시 ‘이중 열돔’ 속으로
기상청은 24일 오전 10시 서울 전역을 비롯해 경기 서부, 강원 영서, 충북 남서부 등에 내려졌던 폭염주의보를 폭염경보로 격상했다. 183개 육상 기상특보 구역 중 126곳(69%)에 폭염경보, 51곳(28%)에 폭염주의보가 내려졌다.
폭염경보는 일 최고 체감온도가 35도 이상인 상황이 이틀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거나, 더위로 인한 중대한 피해가 우려될 때 내려진다. 서울에는 이달 7~13일에도 폭염경보가 내려졌다. 강원 태백과 제주 한라산 등 일부에만 폭염특보가 발령되지 않았다. 일 최고 체감온도는 경기 파주 36.6도, 충남 보령 36도, 강원 강릉 35.2도, 서울 33.8도 등 35도 수준을 넘나들었다.
24일 오전 8시 50분 기준 한반도 주변 위성도(기상청 제공) ⓒ 뉴스1
기상청은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를 덮은 상황에서 서쪽에서 티베트고기압이 확장해 일부 한반도를 덮은 상황”이라며 “주말까지 푹푹 찌는 더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달 초 이례적인 폭염이 나타났을 때와 같은 기압계다. 두 고기압이 이중으로 한반도를 덮으면 낮 동안 축적된 열이 밤에도 빠져나가지 못해 극심한 폭염과 열대야가 나타난다.
26일까지 남동풍이 불면 서울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기온이 크게 오를 전망이다. 바람이 백두대간을 넘으며 더 고온건조 해진 공기가 유입되기 때문이다. 26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8도로 예보됐지만 지역에 따라 기온이 더 오르는 곳도 나타날 수 있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전국 대부분 지역의 폭염 영향이 ‘경고’ 수준으로 격상된 상황”이라며 “수해 복구 작업 시 온열질환, 전력 사용량 증가로 인한 정전과 실외기 화재 등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2025.7.7.뉴스1
● 일 최고기온 평균 29.5도 역대 1위
올해 여름은 역대급 더위를 보이며 여러 기상 지표에서 신기록을 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기상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23일까지 전국 일 평균 최고기온과 일 평균기온은 각각 29.5도와 24.5도로 역대 1위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열대야는 전국 평균 5일로 1994년 5.6일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25일 아침 최저기온은 21~27도, 낮 최고기온은 31~37도로 예보됐다. 서울과 대전 등 중부 내륙을 중심으로 기온이 35도 이상 오를 것으로 보인다.
7일 오후 제주시 건입동 인근 도로 위로 지열로 인한 아지랑이가 피어오르고 있다. 2025.07.07.뉴시스
한반도 남쪽에는 제7호 태풍 ‘프란시스코’와 제8호 태풍 ‘꼬마이’가 활동하고 있다. 두 태풍이 만나 하나의 흐름으로 겹치면 26, 27일 한반도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있다. 이런 경우 직접적인 태풍 영향권에 들지 않겠지만 제주 산지 지역을 중심으로 최대 60mm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다음 주에도 폭염이 지속되고 강수 가능성은 작을 것으로 예보했다. 다만 북쪽 찬 공기가 한반도로 내려와 폭우가 내릴 가능성도 있다. 북쪽의 찬 공기가 세력을 충분히 키워 북태평양고기압과 만난다면 전국에 비가 내리고 기온은 다소 내려간다. 우진규 기상청 통보관은 “여러 기상 예측 모델의 결괏값이 엇갈리는 상황”이라며 “기상 상황이 자주 바뀔 수 있어 향후 기상 전망을 계속 참고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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