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복귀에 교육부 가이드라인…계절학기 최대 12학점 허용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6일 1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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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서울 한 의과대학 모습. 2025.8.3/뉴스1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의 복귀로 의대 수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된 가운데 정부와 각 의대가 의대 학칙 개정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마련했다. 의대 교육 현장에서는 교육 질 저하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6일 교육계에 따르면 의대 운영 대학 총장 모임인 의과대학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교육부가 함께 의대생 복귀 및 교육 운영 가이드라인을 최근 마련했다. 지난달 25일 교육부는 내년에 24, 25, 26학번이 동시에 수업을 듣는 ‘트리플링’을 피하기 위해 출석 일수가 모자란 의대생을 2학기부터 복귀시켜 정상 진급시키기로 한 바 있다.

이번에 마련된 가이드라인에는 계절학기 최대 이수 학점을 늘리는 내용 등이 담겼다. 기존에는 최대 6학점까지 들을 수 있었는데 이를 12학점으로 늘리기로 했다. 학교를 떠난 1학기 동안 듣지 못한 수업을 따라잡으려면 계절학기와 주말 등을 통해 최대한 압축적으로 수업을 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공통된 학칙 개정 가이드라인이 마련된 만큼 각 대학은 여건에 맞게 학칙 개정 작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KAMC 관계자는 “계절학기에 12학점을 이수하려면 매일 하루 6시간 가량 수업을 들어야 할 것“이라며 ”가이드라인은 이번 여름방학 계절학기부터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의대 교육 현장에서는 부실 교육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의정갈등 장기화 과정에서 교수들이 사직하면서 교수 1인당 학생 수가 늘었다. 특히 지방 의대 필수의료과 교수들이 수도권 대학병원으로 이동하거나, 대학보다 연봉이 높은 지방 내 2차병원으로 이동한 경우가 많다. 수도권의 한 의대 학장은 “교수 인력 등 인프라가 충분한 의대와 그렇지 않은 대학의 수업 질 차이가 더욱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 지방대 의대 교수는 “의대 증원 이후 입학한 25학번이 예과를 마치고 본과에 들어가면 실습을 해야 하는데 앞으로 1년~1년 반 사이에 실습 환경을 다 준비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의대 교수들은 환자 진료와 의대 수업이 겹치는 상황도 우려하고 있다. 수도권의 한 의대 교수는 “의사 수가 부족한 진료과에서 당장 중환자가 생기면 학생 교육은 우선순위가 될 수 없고 수업이 파행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 국립대 의대 교수는 “1년 전부터 진료 예약이 잡혀있기 때문에 갑자기 방학에 잡힌 학생 교육 일정을 다 소화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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