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버스 타봤더니…관광은 ‘합격’, 출퇴근은 ‘글쎄’[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일 17시 2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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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버스가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1일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강버스가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1일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1일 오후, 여의도 한강버스 선착장 앞.
정박 중인 한강버스 101호에 탑승을 기다리던 시민들은 일제히 팜플렛으로 얼굴을 부치거나 휴대용 선풍기를 켰다. 셔츠는 땀에 젖고 이마엔 송골송골 땀이 맺혔다.

서울시가 선보인 수상 대중교통 ‘한강버스’는 이날 시민 체험단을 대상으로 여의도에서 뚝섬, 잠실까지 약 1시간가량 시범 운항을 진행했다. 그러나 체험에 나선 승객들 사이에서는 에어컨의 냉방 성능 부족, 큰 소음, 예상보다 긴 운행 시간에 대한 아쉬움이 적지 않았다.

탑승 직후 가장 먼저 체감된 건 내부의 열기였다. 통유리 천장 구조로 들어온 열을 에어컨이 공간 전체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실내 온도는 빠르게 올라갔고, 더위를 견디다 못한 일부 승객들이 자연스럽게 갑판으로 나왔다. 바깥은 상대적으로 시원했고 한강 바람과 함께 탁 트인 시야가 펼쳐졌다. 다만 이 같은 갑판 이동은 정식 운항 때에는 허용되지 않는다. 서울시는 안전상의 이유로 운항 중 승객의 갑판 출입을 전면 금지할 방침이다.

엔진 소음도 불편 요소로 지적됐다. 한강버스는 선착장 접·이안 시에는 전기 모드로 작동하지만, 운항 중에는 디젤 엔진이 가동된다. 진동은 크지 않았으나 후방 좌석에서는 소리가 거슬릴 정도로 컸다.

접근성 문제도 과제로 꼽힌다. 여의도 선착장은 여의나루역과 가깝지만, 종착지인 잠실 선착장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인 잠실새내역까지는 도보로 15분 이상이 소요된다. 따릉이 등 대체 교통수단이 있지만 장거리 통근자에게는 부담이 될 수 있다.

한강버스가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1일 시민들이 기념사진을 찍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한강버스가 정식 취항을 앞두고 시범운항에 나선 1일 한 아버지와 아들이 밖에서 경치를 관람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 단위 승객들 사이에서는 긍정적인 반응도 있었다. 창문 너머로 한강을 바라보며 손을 흔드는 아이들의 모습은 단순한 유람선을 넘어선 ‘체험형 교통수단’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요금은 성인 기준 편도 3000원, 청소년 1800원, 어린이 1100원이다. 서울시의 기후동행카드를 사용할 경우, 월 5000원 추가로 한강버스를 무제한 탑승할 수 있다.

서울시는 이번 시범 운항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반영해, 정식 운항 전까지 설비 보완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냉방, 소음, 편의성 문제 등을 수렴 중이며, 실질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잡기 위해 보완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들을 태운 한강버스가 1일 여의도 선착장을 출발해 뚝섬 선착장으로 향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여의도 한강버스#수상 대중교통#시범 운항#청계천 옆 사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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