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이재석 경사 영결식… 유족 “진실을 밝혀달라” [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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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경찰 관계자들이 헌화 및 분향을 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려다 숨진 고(故) 이재석(34) 해양경찰관의 영결식이 15일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엄수됐다. 유가족과 동료들은 억울한 죽음을 호소하며 눈물로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이 경사의 영결식은 이날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 청사에서 중부해양경찰청장(葬)으로 거행됐다. 유가족들은 “너무 억울하게 죽었잖아, 재석아”를 연신 외치며 오열했고, 모친은 “진실을 밝혀 달라”고 비통함을 토해냈다.

고별사에 나선 김대윤 경장은 “사람들이 너를 영웅이라고 칭송하지만, 어둠 속 바다에서 홀로 싸웠을 네 모습이 떠올라 비통하다”며 “가족과 동료 모두를 비추는 별이 돼 달라”고 마지막 편지를 띄웠다. 동료들도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15일 오전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엄수된 가운데 운구 행렬이 퇴장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앞서 이 경사는 지난 11일 새벽 2시 16분께 인천 옹진군 영흥면 꽃섬 인근 갯벌에서 밀물에 고립된 70대 중국인 A씨를 확인하고 단독으로 출동했다. 그는 자신의 구명조끼를 A씨에게 벗어 입히며 구조를 시도했으나 밀물에 휩쓸려 실종됐고, 6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은 경장에서 경사로 1계급 특진했으며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다. 유해는 국립서울현충원에 안장됐다.

한편 이 경사의 동료들은 지휘부가 책임을 피하기 위해 사고 경위를 숨기려 했다고 주장했다. 영흥파출소 소속 팀원들은 이날 인천 청기와장례식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출소장이 ‘이 경사를 영웅으로 만들어야 한다’며 유가족이나 기자들에게 사고 경위는 함구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에서 동료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해경 훈령인 ‘파출소 및 출장소 운영 규칙’은 순찰차 탑승 인원을 2명 이상으로 규정한다. 그러나 당시 파출소 근무자는 6명이었음에도 팀장이 새벽 3시까지 휴식을 지시해 이 경사가 홀로 대응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료들은 “새벽 3시 복귀했을 때도 출동 사실을 공유받지 못했고, 민간 드론업체 연락으로 처음 상황을 알았다”며 “사고 발생 80분이 지나서야 상황실에 보고됐다”고 지적했다.

15일 인천 서구 인천해양경찰서에서 영흥도 갯벌에 고립된 70대 중국인을 구조하다 숨진 故 이재석 경사의 영결식이 엄수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이에 대해 인천해양경찰서는 “유족에게 CCTV, 무전 녹취록, 드론 영상 등 제공 가능한 자료는 모두 전달했다”며 “은폐는 사실이 아니며, 해경청 차원에서 사실관계를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해명했다.

해경은 외부 전문가 6명으로 구성된 진상조사단을 꾸려 오는 26일까지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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