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취재진 피해 지하로 ‘도둑 출석’[청계천 옆 사진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6일 14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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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거북이 청탁 의혹’을 받는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종로구 민중기 특검팀에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김건희 특검팀이 6일 오전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장을 소환했다. 이 전 위원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에게 고가의 금품(금거북이, 추사 김정희 ‘세한도’ 복제품 등)을 건네고 국가교육위원장직을 청탁했다는 ‘매관매직’ 의혹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했다.

그런데 이 전 위원장은 정당한 출석 절차를 따르지 않고, 취재진을 따돌리려다 ‘도둑 출석’ 논란을 자초했다. 특검 측은 이날 “이 전 관장이 1층으로 들어올 예정”이라며 포토 라인 동선을 사전 공지했으나, 이 전 위원장은 예고된 동선을 무시했다.

이 전 위원장의 차가 지하에 있다는 연락을 받은 취재진이 급히 주차장으로 내려갔다.
그러나 차량은 비어 있었다. “어디로 갔지?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웅성거림이 이어지던 그때, 그는 주차장 벽 뒤 화물차 옆에서 휠체어를 탄 채 몸을 숨기고 있었다.

화물차 뒤에 숨어있다가 발각된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취재진에게 둘러싸여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발에 깁스를 한 채 휠체어에 앉아 특검에 조사를 받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이배용 전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 웨스트에 마련된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 사무실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하고 있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발목 부상 등으로 휠체어를 사용했다 하더라도, 취재진의 카메라를 피하려 한 이 은밀한 대기 행위는 ‘꼼수’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웠다. 예기치 못한 현장에서 취재진이 몰려들자, 이 전 위원장 측 관계자들과 기자들이 뒤엉키며 현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다. 몸싸움과 고성이 오가는 혼란 끝에, 이 전 위원장은 화물용 엘리베이터를 통해 특검 사무실로 이동했다.

물론 포토라인 출석은 법적 의무가 아닌 관행일 뿐이다. 누구나 언론 노출을 피할 자유는 있다. 그러나 문제는 그 회피의 방식이었다. 이 전 위원장은 지난 9월 사임 당시 “언론 보도 내용의 사실 여부는 조사 과정에서 성실히 소명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출석 과정에서 취재진을 피해 숨어 들어가는 모습은 그 다짐과 모순된 행동이었다.
#김건희 특검팀#이배용#금거북이#세한도#도둑 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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