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가져온 리모컨으로 에어컨 온도 조절한 카공족 사례가 온라인에 공유됐다.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게티이미지뱅크
대학가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한 자영업자가 ‘카공족(카페에서 공부하는 사람들)’ 때문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19일 자영업자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카공 정말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 자리 독점에 리모컨 조작까지…민폐 카공족에 곤혹
작성자 A 씨는 카페를 연 지 두 달 된 초보 사장이다. 그는 “오피스 상권이라 아침·점심 장사는 꾸준히 잘 되고 있다”면서도 “대학가 주변이다 보니 카페에서 공부하는 손님들이 하나둘씩 오기 시작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문제는 점차 심각해졌다. A 씨는 “점심 피크 시간에 세 명이 와 각자 테이블을 차지한 채 노트북을 켜고 앉았다. 다른 손님들이 자리가 없어 나가자 내가 양해를 구했더니 학생들이 기분 나쁘다는 듯 한숨을 쉬었다”고 털어놨다.
또 다른 사례도 있었다. 그는 “한 손님은 오전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주문한 뒤 점심에 잠시 나갔다가 한 시간 후 돌아왔다”며 “자리에 노트북을 그대로 두고 식사를 하고 온 것 같았다”고 작성했다.
황당한 일도 겪었다. A 씨는 “에어컨을 건드린 적이 없는데 온도가 올라가 있어 확인해 보니, 학생이 집에서 가져온 같은 브랜드 리모컨으로 임의로 온도를 조정해놨더라”며 당혹해했다.
■ “무작정 내쫓기 보단”…해결책 조언 구한 사장
A 씨는 “저도 대학생 시절이 있었기에 무작정 내쫓고 싶지는 않다”며 “서로 기분 나쁘지 않게 해결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조언을 구한다”고 덧붙였다.
사연을 접한 누리꾼들은 다양한 해법을 제시했다. “이용 시간을 정하고 초과 시 추가 요금을 받으라”는 현실적인 조언부터 “‘매장이 협소한 관계로 카공은 정중히 자제 부탁드립니다’라는 안내문을 붙여라”, “테이블 크기를 줄이거나 콘센트를 없애라”는 방법까지 나왔다.
■ 프랜차이즈도 고민…스타벅스·할리스 다른 전략
카공족 문제는 대형 프랜차이즈에서도 고민거리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7일부터 개인용 데스크톱·프린터·칸막이·멀티탭 반입을 금지하고, 장시간 자리 비우기나 테이블 독점 행위에 대해 직원이 직접 제재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할리스는 콘센트 좌석과 1~2인석을 늘리며 오히려 카공족을 겨냥한 전략을 쓰고 있다.
김수연 기자 xunnio4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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