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LPG 충전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가스를 충전하고 있다. 기사와 상관없는 이미지. 뉴스1
“호의를 권리처럼 여기는 사람들 때문에 더는 감당하기 힘들어요.”
20년 넘게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해온 주유소 사장이 일부 무개념 이용객들로 인해 결국 문을 걸어 잠그게 됐다.
■ “2004년 전부터 개방했지만 이제 한계”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내일부터 화장실 문을 잠글 예정”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글쓴이 A씨는 20여 년간 주유소를 운영하며, 2004년 이전부터 화장실을 지원 없이 개방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최근에는 미주유 차량, 특히 관광버스가 문제였다. 버스가 주유소 앞에 정차하면 수십 명이 한꺼번에 화장실로 몰려들었고, 화장실 칸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주유소 뒤편에서 노상방뇨까지 하는 사례가 발생했다.
A 씨가 제지를 했지만 “여기가 네 땅이냐”는 막말과 고성이 돌아왔다고 한다.
■ 화장실 이용하며 흡연·쓰레기 투기까지
A 씨에 따르면 화장실을 이용하면서 무분별한 흡연과 쓰레기 투기도 이어졌다. 그는 “화장실 안팎에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며 “기름은 유증기를 동반하는데, 휘발유 탱크 위에서 흡연을 하면 본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또 차에서 쓰레기를 가져와 화장실 휴지통에 쑤셔 넣고 가는 경우도 잦아 관리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 “더 감당하기 힘들어”…결국 도어락 설치한 주유소 사장
A 씨는 “주유소 화장실은 제 돈으로 관리해야 하는 개인 사유 공간”이라며 “호의를 권리처럼 생각하는 사람들 때문에 스트레스가 크다”고 호소했다.
결국 그는 화장실에 도어락을 설치하고, 미주유 손님에게는 화장실 이용을 제한하겠다는 안내문을 붙이기로 했다.
■ 누리꾼 “호의가 지속되면 호구인 줄 알아” 공분
사연이 전해지자 누리꾼들은 분노를 표했다. “호의가 계속되면 호구인 줄 안다”, “진작 도어락을 달았어야 했다”, “양심 없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 등의 댓글이 달리며 A씨의 결정을 지지했다.
최재호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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