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도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
실시간 운행 분석해 과속 땐 경고음… 10대 추가 시범운영 후 전체 도입
홍채 인식 음주 측정기 설치 추진
관리자 부재 시 대리 측정 허점 차단
성현도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은 12일 동구 조합 사무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부산 시민들이 전국에서 가장 안전하고 편리한 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부산버스조합 제공
“보다 안전한 부산시내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첨단 시스템을 구축하겠습니다.”
성현도 부산시버스운송사업조합 이사장(53)은 12일 동아일보와 만나 ‘안전’을 수차례 강조했다. 우선 그는 전국 처음 운전기사의 발 근처에 설치하는 페달 블랙박스를 최근 도입했다고 밝혔다. 이 장치는 운행 중 가속·브레이크 페달 조작과 돌발 상황을 실시간 기록해 분석하는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이다.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과속이나 차선 이탈 등 위험이 감지되면 경고음을 울리거나 장치가 차량 운행에 직접 개입한다. 성 이사장은 “각종 사고를 미리 막고 차량 급발진 등 사고 원인을 객관적으로 규명하는 데 유용한 시스템”이라고 설명했다.
조합은 우선 시내버스 10대에 이를 설치해 시범운영에 들어갔다. 조만간 10대에 더 설치한다. 시범사업 결과를 모니터링한 뒤 부산시와 협의해 전 차종에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부산에는 33개 회사가 총 2517대의 시내버스를 운영 중이다.
드물지만 매년 발생하는 시내버스 운전사의 음주운전을 원천 봉쇄하려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성 이사장은 “시와 협의해 전국 최초로 홍채 인식을 기반으로 하는 음주 측정 장치를 전 여객운수사 및 공영차고지 등 55곳에 설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에선 시내버스 운전기사의 음주운전이 2023년 1건, 지난해 2건 적발됐다. 올해 7월에는 혈중알코올농도 0.09% 상태로 10km 구간을 운행하다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성 이사장은 “현재는 지문 인식을 통해 운전자를 식별한 뒤 호흡을 측정하는 방식을 쓰는데 간혹 관리자가 부재한 틈을 탄 대리 측정의 허점이 있었다”며 “이에 타인은 절대 허가받지 못하는 홍채 인식 방식을 도입해 음주운전을 원천 차단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운전대를 잡기 전 홍채를 인식하는 동시에 음주 측정이 이뤄진다. 혈중알코올농도 0.02% 이상으로 운행 중지 판단이 내려지면 현장에서 경고음과 음성 안내가 나와 당사자는 물론 여객 운수사업장 전체에 통보된다.
전기버스 화재 대비책도 소개했다. 그는 “조합 차원에서 관련 업체와 협업을 통해 화재 진압 시 산소 공급을 차단하는 질식소화포의 제작을 완료했으며 시내버스용 배터리 화재감시센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역시 시범사업을 거쳐 전 차량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부산버스조합이 이처럼 안전 강화에 적극 나서는 데에는 대중교통 환경의 변화와 함께 준공영제에 대한 위기감이 도사리고 있다. 부산에선 시내버스 준공영제가 도입됐지만 도시철도 노선 확장, 자가용 차량 증가 등에 따라 수송 분담률이 20%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하지만 시 재정지원금은 매년 3000억 원에 달해 준공영제 혁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크다. 운송사 입장에선 버스 요금을 제대로 올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승무원 임금이 계속 상승하는 구조여서 어려움이 크다. 이에 지역에선 시내버스 감차 논의가 본격 시작되고 있다.
성 이사장은 “시내버스 공급 수준을 적정하게 조정하면서 교통 소외지역에는 수요응답형 버스 등과 같은 맞춤형 교통수단을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높다”며 “물가 인상률에 맞춘 요금 현실화, 국비나 지역화폐를 활용한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등 다양한 지원책을 통해 서비스 품질 향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버스조합은 시와 함께 부산시민의 이동권을 책임진다는 사명감을 갖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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