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건희2’와 건진, 尹 당선인때 인사청탁-윤핵관 비판 주고받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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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대 특검 수사]
특검, ‘건희2’ 연락처 집중 수사… 코바나 출신 김건희 수행비서 명의
건진 “내 사람 못 쓰게 해” 불만… 金측 “연락드리겠다” 바로 답장
‘尹독대’ 적힌 통일교 간부 수첩 확보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3일 주요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위쪽 사진부터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뉴스1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23일 주요 관계자들을 잇달아 소환해 조사했다. 위쪽 사진부터 특검 사무실로 들어가는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 정근수 전 신한은행 부행장, 최석우 경남스틸 대표, 박춘원 JB우리캐피탈 대표이사.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뉴스1
김건희 특검은 건진법사 전성배 씨(65)가 윤석열 정부 초창기부터 각종 청탁의 통로로 ‘건희2’ 연락처를 활용해 연락을 주고받은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특히 ‘건희2’ 연락처를 사용한 김건희 여사 측이 전 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고 보낸 문자메시지에 주목하며 전 씨의 청탁이 실제로 이뤄진 게 있는지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건희2’ 번호의 주인은 김 여사의 수행비서인 정모 전 대통령실 행정관으로, 정 씨는 김 여사가 전시 기획업체 코바나컨텐츠 대표로 재직했을 때부터 함께 일한 사이다.

● 尹 당선인 시절, 김 여사 측 건진에 “이력서 보내달라”

23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특검팀은 김 여사 측이 전 씨에게 “이력서를 보내달라”며 답장을 보낸 시기에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2022년 3, 4월경 ‘건희2’ 번호로 답장을 받았는데 당시는 윤석열 전 대통령이 20대 대선에 당선된 직후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며 내각 인선을 비롯해 장차관급 정부 인사와 각종 공공기관장 인사가 이뤄지던 시기였다. 전 씨는 비슷한 시기에 윤석열 정부 인사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내용의 메시지를 ‘건희2’ 연락처로 보내기도 했다. 전 씨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 측에서 내 사람들을 쓰지 말라고 했다”고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김 여사 측은 전 씨에게 “곧 연락드리겠다”는 답신 문자를 보내왔다고 한다.

특검팀은 전 씨가 인사 청탁뿐만 아니라 공천에 개입하려 한 정황도 포착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전 씨는 전직 통일교 고위 간부인 윤모 전 세계본부장에게 “비례(대표)는 (공천) 받을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 비밀리에 성사되도록 하겠다”, “여사님이 신경 쓰겠다고 했다”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문자메시지 내역 등을 토대로 윤 전 본부장이 전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백 등을 선물용 금품으로 건넨 대가로 지난해 총선 비례대표 공천 과정에도 개입한 사실이 있는지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 샤넬백 영수증 확보… 김 여사 ‘문고리 행정관’ 조사

특검은 통일교 측으로부터 목걸이와 샤넬백 2개를 구입한 영수증을 확보하고 조직적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특히 윤 전 본부장이 총 8200만 원에 이르는 김 여사 명품 선물을 개인카드로 구입한 뒤 통일교 재정국장이었던 윤 전 본부장의 부인이 회계 처리한 과정을 주목하며 한학자 총재와의 연관성에 대해 집중적으로 캐물었다고 한다. 윤 전 본부장은 “법인카드로 명품을 구매하는 건 상식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자신의 사비로 구입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한 총재에게 매일 아침 (명품 구입과 전달 등) 이런 내용을 보고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의 국민의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을 27일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 의혹과 관련해 조은희 국민의힘 의원을 참고인 신분으로 23일 불러 조사했다.

김 여사의 최측근으로 분류되는 조모 대통령실 부속실 행정관도 이날 특검에 나와 조사받았다. 조 씨는 대통령 배우자를 보좌하는 제2부속실 소속 행정관으로, 김 여사의 대외 일정 등을 조율하는 업무를 담당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조 씨에게 김 여사가 2022년 6월 윤 전 대통령 첫 외국 순방 일정인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의에 동행하면서 6000만 원대 반클리프아펠 목걸이를 착용했는데, 재산신고 내역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경위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 특검, 尹 독대 기록 담긴 통일교 간부 수첩 확보

특검팀은 윤 전 대통령과의 독대 과정이 적힌 윤 전 본부장의 수첩도 확보했다. 이 수첩에는 윤 전 본부장이 대통령 취임 약 2개월 전인 2022년 3월 당시 당선인 신분이던 윤 전 대통령을 1시간 독대하며 캄보디아 개발 등 통일교 사업에 대해 논의한 내용 등이 적혀 있다고 한다.

한편 김 여사 측은 건강 문제를 이유로 다음 달 6일 오전 특검 조사 방식을 놓고 특검에 협의를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김 여사 측은 특검에 “야간 조사를 받을 수 없는 건강 상태를 감안해 여러 차례 나눠서 조사를 받더라도 시간을 제한해 달라”며 오후 6시 이전에 조사를 종료해 달라고 요청했다. 특검은 “별도 협의는 불필요하고 통지한 일자에 출석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전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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