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100일도 채 남지 않았다. 올해 대학 입시는 고3 수험생 수가 지난해 보다 약 4만 명(10%) 늘어난데다 역대 최고로 예상되는 ‘N수생’(대입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수 등으로 치열할 전망이다. 국내 최대 규모 입시학원 중 하나인 시대인재가 올해 경기 용인시 처인구에 세운 재수기숙종합학원 ‘시대인재N종합기숙학원’을 찾아 N수생들의 수능 준비 일과와 재수학원 선택 시 고려할 사항을 알아봤다. 시대인재가 용인시 종합기숙학원 현장을 언론에 공개한 것은 처음이다.
학원 내 편의시설 중 하나인 체력단련실. 퍼스널트레이닝(PT)과 요가 수업도 들을 수 있다. 시대인재 제공.● 오전 8시~오후 10시 수업…체력단련실도 갖춰
6일 찾은 경기 용인시 시대인재N종합기숙학원은 속삭이는 말 소리 조차 들리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이 학원에 입소해있는 수험생은 1240명, 원생만 1000명 넘게 있는 건물이었지만 간간히 복도를 청소하는 소리, 발걸음 소리만 들렸다. 면학 분위기 조성을 위해 건물 내에서 침묵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엘리베이터를 타거나 복도를 걸어다닐 때, 강의실에 앉아있을 때, 심지어 밥 먹을 때도 침묵이 원칙이다. 이를 어기고 말을 하다 적발되면 벌점을 받는다.
학원 일과는 오전 8시에 시작해 오후 10시에 끝난다. 국어, 수학, 영어, 탐구 과목 등 각자 듣고 싶은 수업을 선택해 듣는다. 각 수업은 1시간 반 동안 진행되고, 하루 최대 수강할 수 있는 강의는 4개다. 강사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재수종합반 강사진 구성과 거의 비슷하다. 강사들이 서울-용인을 오가며 수업을 한다. 공강 시간에는 자율학습을 한다. 거주하는 방은 1인실과 3인실로 구분돼있으며, 1인실은 약 1000개, 3인실은 160개다.
학원에서 강의실 외에 학생이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은 ‘부엉이 라이브러리’와 ‘미네르바 라운지’가 있다. 부엉이 라이브러리는 학생 개인별로 지정된 자리에서 공부하는 곳으로, 일반 독서실과 비슷한 시설을 적용했다. 미네르바 라운지는 카페와 비슷하게 트인 공간으로 부엉이 라이브러리보다 좀 더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공부할 수 있다. 원하는 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고 무인 로봇 카페가 있어 언제든 원하는 음료를 주문해 마실 수 있다.
이 학원은 학생 1명당 담임 교사 2명을 배정한다. 학생이 궁금한 것을 언제든 묻고 해결해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학원 생활 전반 질문, 학부모와의 연락 등을 담당하는 생활 담임 교사 1명, 공부 관련 질문을 받는 교과 담임 1명으로 나뉜다. 각 과목 교과담임 부스가 마련돼있어 궁금한 내용이 생기면 과목별로 교사를 직접 찾아 궁금한 내용을 문의할 수 있다. 생활 관련 실시간 답변을 받을 수 있는 일대일 온라인 게시판도 24시간 운영된다.
한 달 반마다 한 번 있는 3박4일 휴가가 아니면 학생은 원칙적으로 주말에도 학원 밖을 나갈 수 없다. 때문에 학원 내에서 운동과 병원 진료 등을 해결할 수 있는 시설도 마련돼있다. 퍼스널트레이닝(PT) 트레이너 3명이 상주하는 체력단련실에서 공강 시간을 활용해 요가, PT 수업을 듣거나 개인 운동을 할 수 있다. 기숙사 청소와 세탁도 학원 운영 측에서 담당한다. 부모님의 택배를 받을 수 있는 택배보관실, 보건실도 갖췄다.
수험생들이 공부하는 ‘부엉이 라이브러리’의 모습. 개인별 책상, 책꽂이 등이 마련돼있으며 지정 좌석제로 운영된다. 시대인재 제공.● 학습 전략에 맞는 재수학원 선택해야
재수학원에서 수능을 준비할 할 계획이라면 한 달에 수백만 원 가량 비용이 드는 만큼 본인의 학습 전략과 성향에 맞는 학원을 선택해야한다. 재수학원은 우선 기숙형과 통학형으로 나뉜다. 여러 유혹에서 벗어나 집중할 수 있는 환경에서 생활하며 학습 시간을 최대한 확보하길 원하는 N수생은 시대인재N종합기숙학원처럼 기숙형 재수학원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학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해 수도권으로 매일 통학하거나, 숙박할 공간까지 구해야 하는 지방 거주 수험생도 기숙재수학원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기숙재수학원은‘ 종합형’과 ‘독학형’으로 나뉜다. 종합형 기숙재수학원은 학원수업을 듣고, 자율학습을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된다. 학원에서 정해준 시간표대로 수업을 들을 수도 있고, 학생이 학원 수업을 선택해 시간표를 짤 수도 있다. 유명 강사 수업을 한 학원에서 들을 수 있고, 밤 늦은 시간까지 학원의 관리를 받으며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학형 기숙재수학원은 개인이 각자 자율학습을 하는 시스템이다. 학원은 하루 일과 관리만 해준다. 특정 과목 실력 향상이 필요하거나 자율학습 시간을 늘리고 싶은 학생이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종합형 기숙재수학원에 비해 비용이 저렴하다.
통학재수학원도‘종합형’과 ‘독학형’으로 나뉜다. 통학형 재수종합학원은 집에서 학원으로 등원해 정해진 수업을 듣는 시스템이라 서울 인근에 거주하는 수험생들이 주로 선택한다. 통학형 독학재수학원은 독서실과 비슷하다. 집에서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거나 주변 타 학원의 단과 수업 수강을 병행하는 수험생이 선호한다.
‘미네르바 라운지’는 카페처럼 개방된 공간에서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서 공부할 수 있다. 음료를 주문할 수 있는 무인 로봇 카페도 있다. 시대인재 제공. 단과 수업 강의료 등 학원비 측면에선 통학재수학원을 다니는 게 비용이 적게 들 수 있지만 독서실 비용, 식비, 용돈 등 수험 과정에서 추가로 지출하는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지방에서 서울 학원가로 올라와 입시를 준비 한다면 학원비 뿐 아니라 학원가 인근 숙소를 구하는 비용도 추가로 발생한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수험생 본인의 학습 유형에 맞게 재수학원을 선택하는 게 중요하고, 기숙재수학원 선택 시 입소 후 적응 못해 학원을 옮겨야 하는 경우까지 고려한 대책을 세워놓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3수, 4수생 등 장수생이 대입에서 늘어나는 추세고 내년이 현행 수능 체제 마지막이라 많은 수험생이 대입에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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