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계엄 당일 문건 받은 적 없다”던 조태용, 尹집무실 나가며 문건 접어 주머니 넣어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8일 03시 00분


코멘트

특검 “CCTV서 두번 접는 장면 확인”
“체포 등 지시문건 가능성 배제 안해”
국회위증 등 혐의 피의자 조사 방침

조태용 전 국정원장이 20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해병 특검팀(이명현 특별검사) 사무실에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특검이 조태용 전 국가정보원장(사진)이 비상계엄 선포 당일인 지난해 12월 3일 대통령 집무실에서 나가면서 손에 든 문건을 세로로 두 번 접어 양복 주머니에 넣는 모습이 담긴 폐쇄회로(CC)TV 장면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7일 알려졌다. 그동안 조 전 원장은 “(계엄 관련) 문건을 받은 적 없다”고 헌법재판소 등에서 주장해 왔다. 특검은 계엄 당일 국무회의 직전 조 전 원장이 대통령실 대접견실 안에서 계엄 관련 내용이 적힌 것으로 추정되는 문건을 읽어보는 장면도 확보해 조 전 원장이 의도적으로 거짓 진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은 조 전 원장이 계엄 당일 오후 8시 56분 전후 용산 대통령실에 도착한 뒤 조태열 전 외교부 장관과 함께 대통령 집무실로 들어간 사실을 파악했다. 특검은 당시 집무실에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모여 있었던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조 전 원장이 집무실을 나가면서 문건을 접어 안주머니에 넣는 장면이 찍힌 영상을 특검이 확보했다고 한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오후 10시 전후 대접견실 안에서 최상목 전 경제부총리 옆에 놓인 문건을 가져가 읽어본 뒤 조규홍 전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건네는 모습도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조 전 원장이 계엄 당일 국군방첩사령부의 체포조 지원과 같은 지시를 전달받았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수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은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집무실에 있던 이 전 장관에겐 언론사 단전·단수 조치 지시를 전달했고, 조 전 장관에겐 ‘공관을 통해 대외관계를 안정화시키라’고 적힌 문건을 전달했다고 보고 있다.

조 전 원장은 올 1월 국회에서 ‘윤 전 대통령이 지난해 3월 삼청동 안가에서 비상대권 조치를 언급했나’라는 질문에 “그런 사실이 없다. 기억하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2월 헌재에선 “계엄 당일 국무회의 테이블에 A4 용지가 없었고, 문건을 받은 적 없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12월 경찰 조사에서도 “집무실에서 받은 문건이 없다. 포고령도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고 진술했다.

특검은 확보한 물증을 토대로 조 전 원장에 대해 위증 혐의 등을 적용해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내란 특검#비상계엄#문건#위증 혐의#국무회의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