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순직 해병 특별검사팀 사무실에서 피의자 소환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5.09.12 뉴시스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의 참모였던 박진희 전 국방부 군사보좌관이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 관련 증거인멸을 시도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을 특검이 포착했다. 특검은 18일 박 전 보좌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및 모해위증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최근 조사에서 박 전 보좌관이 지난해 6월 채 상병 사건으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서 조사를 받고 온 국방부 조사본부 관계자에게 전화해 “공수처 수사 내용을 알려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 당시 박 전 보좌관은 함께 근무 중이던 직원의 휴대전화를 빌려 공수처에 다녀온 조사본부 관계자에게 전화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전 보좌관은 통화에서 “(채 상병 사건 관련) 대화를 휴대전화에 녹음한 것이 있느냐”고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본부 관계자는 박 전 보좌관의 질문에 “수사와 관련된 내용은 말할 수 없다”며 “휴대전화는 압수수색 당해 제출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특검은 박 전 보좌관이 당시 통화 녹음이 존재하는지 확인하면서 증거인멸을 시도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하고 있다. 특히 박 전 보좌관이 수사 외압 의혹에 대해 “이 장관의 지시가 아닌 내 개인 의견”이란 식으로 ‘꼬리 자르기’ 진술을 해온 것과도 관련이 있다고 보고 있다. 공수처 조사를 받은 조사본부 관계자의 진술을 미리 확인해 ‘말 맞추기’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박 전 보좌관은 채 상병이 순직한 2023년 7∼8월 이 전 장관과 긴밀히 연락을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채 상병 사건을 재조사한 국방부 조사본부에 “장관님 지시”라며 ‘임성근 당시 해병대 1사단장을 혐의자에서 제외하라’는 취지의 외압을 행사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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