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추징금 미납자’도 가석방 길 열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16일 04시 30분


법무부, 예규 고쳐 심사대상에 포함
완납 못한 수형자 수백명 신청 가능
“교도소 과밀 수용 일부 완화 기대”

법무부가 추징금을 미납한 사람도 가석방 대상 여부를 심사받을 수 있도록 관련 업무 지침을 개정했다. 가석방 요건이 바뀌면서 교도소 과밀 수용도 일부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법무부는 지난달 30일 가석방 적격 심사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던 추징금 미납자도 가석방 심사 대상에 포함하는 조항을 추가해 가석방 업무 지침 예규를 개정했다고 15일 밝혔다. 추징금은 범죄로 얻은 이익이나 그에 준하는 금액을 다시 빼앗는 돈으로, 형벌로 국가에 내는 돈인 벌금과는 차이가 있다. 또 추징금 미납자는 제한사범으로 분류돼 일반 수형자보다 엄격한 심사를 거치게 된다. 기존 업무 지침에 따르면 벌금 및 추징금이 있는 수용자는 추징금을 완납해야 가석방 적격심사를 신청할 수 있었는데 이제는 추징금을 모두 내지 않더라도 일단 가석방 심사를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형법상 무기형이 아닌 유기형을 받은 이들은 형기의 3분의 1을 넘기면 가석방 대상이 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다만 그동안 실무상의 지침으로 인해 추징금을 내지 못한 수형자는 다른 요건을 충족하고도 심사 신청 자체가 불가능했다.

그러나 최근 교정시설 과밀 수용이 심각한 상황까지 치달으면서 추징금을 완납하지 못해 계속 수용 생활을 이어가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로 개정이 이뤄졌다. 실제로 다른 요건을 충족하고도 추징금을 내지 못해 가석방 심사 자체를 신청하지 못한 채 교정시설에 남아있는 인원은 수백 명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가석방 완화와 관련해 지난해 12월 이재명 대통령도 법무부 업무보고에서 정성호 법무부 장관에게 “(가석방 제도를) 더 완화해 재범 위험성도 없고, 충분히 보상해 피해자와 갈등도 없고, 사회적 문제가 되지 않으면 가석방을 좀 더 늘리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는 지난달 연평균 가석방 출소율을 30%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법무부는 현행법상 추징금 미납자에 대해 가석방을 제한할 근거가 없는 만큼 불합리함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법무부 관계자는 “추징금 대상자들은 미납 시 벌금처럼 대체형을 집행할 수도 없다”며 “비교적 경미한 범죄를 저질러 추징금이 100만 원가량 있는 경우 다른 요건을 충족했다면 가석방을 신청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황태정 경기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다른 요건을 충족했을 때 재범 위험성이 없다면 가석방을 하지 않고 교정시설 내 가둬야 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것”이라며 “추징금 미납은 사실 재범위험성과는 크게 관계가 없기에 바람직한 취지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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