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지난해 12월 1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에서 열린 전국 경찰 지휘부 화상회의에 참석해 12.3 위헌적인 비상계엄 당시 경찰 조치에 대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경찰이 지난해 경찰 조직의 첫 번째 성과로 ‘12·3 비상계엄 등 과오에 대한 반성과 성찰’을 꼽은 것으로 파악됐다. 보이스피싱 피해 억제나 캄보디아 스캠(사기) 조직 소탕 등 수사 성과보다 윤석열 정부 당시 경찰의 잘못을 반성한 것이 최대 성과라는 자평이다.
6일 경찰청의 ‘2026년 성과관리 시행계획’ 자료에 따르면 경찰은 지난해 정책 성과 1번 항목으로 ‘12·3 불법계엄 등 지난 과오에 대한 진심 어린 반성과 성찰’을 적시했다. 이 자료는 올해 성과 관리 목표를 정하기 위해 각 시도경찰청 등에 하달하는 것으로, 지난해 성과 예시는 향후 정책 추진을 위한 참고 자료로 제시된다.
경찰은 구체적인 과오 사례로 2022년 7월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에 반대하는 ‘총경 회의’ 참석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준 것을 들었고, 이에 대해 경찰청이 지난해 6월 유감을 표명하고 명예 회복을 추진하기로 한 점은 반성 사례로 들었다.
또 지난해 12월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이 “비상계엄 선포 이후 경찰이 국회 주변에서 국회의원의 출입을 통제한 것은 민주주의와 헌정 질서를 어지럽히고 국민의 일상을 위협한 위헌·위법한 행위였다”고 대국민 사과를 한 점도 반성 사례에 포함했다.
반면 수사 실적은 성과 후순위로 책정됐다. 민생범죄 수사 인력을 1907명 보강한 점은 2번째로, 보이스피싱과 마약 등 범죄 대책을 수립한 것은 3번째 정책 성과로 꼽았다. 경찰청 혁신기획조정관실 관계자는 “경찰은 법 집행 기관인 만큼 과오에 대한 반성에서 시작하는 것이 출발점이라는 생각에서 1번으로 정했다”며 “잘못은 철저히 반성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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