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청’만 죽었다…4명 숨진 광주, 불법재하청-부실 강제수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2월 13일 14시 18분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망자 전원 하청
경찰-고용노동부, 시공사 압수수색 착수
철골 구조물 접합부 부실시공 지적 제기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현장 모습. 2025.12.11. 소방청 제공
11일 오후 1시 58분쯤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가 발생해 4명이 매몰됐다. 사진은 사고현장 모습. 2025.12.11. 소방청 제공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 등 관계당국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광주경찰청과 광주고용노동청은 13일 광주대표도서관 원청사인 A사 본사 등에 수사관 40명과 근로감독관 등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중이다.

경찰과 노동당국은 본사 사무실과 광주 공사현장 사무실, 하청업체 사무실 등에서 시공 관련 서류와 사고 이력 자료 등을 확보하고 있다.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사전 위험을 충분히 평가하고 조치했는지 등을 들여다볼 예정이다.

특히 지지대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하는 공법 등으로 시공하면서 붕괴 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됐는지 여부 등을 중점 수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는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경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에서 대표도서관 건립 공사장 일부가 붕괴하면서 발생했다. 이날 오전 11시경 마지막 실종자였던 배관 작업자 50대 A 씨가 숨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에 따라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한 인명 피해는 사망자 4명으로 기록됐다.

경찰은 철골 구조물 접합부 부실시공이 이번 사고 주요 원인이라는 지적이 제기된 만큼 실제 적법한 절차를 거쳤는지를 수사를 통해 확인할 방침이다. 광주경찰청은 전날 이번 사고 전담팀(TF)을 꾸려 본격적인 수사를 시작했다.

1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로 구조물 안정화와 보강작업을 위해 수색작업이 멈춰있다. 2025.12.12. 뉴스1
12일 오후 광주 서구 치평동(상무지구)의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레미콘 타설 중 붕괴 사고로 구조물 안정화와 보강작업을 위해 수색작업이 멈춰있다. 2025.12.12. 뉴스1
아울러 이번 사고로 희생된 노동자 4명은 모두 하청업체 소속이다. 이에 따라 불법 재하도급의 여부도 수사 대상이다.

한편 최근 건설 근로자 인명 피해를 동반한 붕괴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번 사고로 희생된 노동자 모두 하청업체 소속으로 드러나면서 공사 현장에 만연한 ‘위험의 외주화’ 문제가 또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달 울산화력발전소에선 60m 높이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해당 타워 해체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코리아카코 직원 7명이 매몰됐으며, 매몰된 작업자 7명이 전원 사망했다.

지난 10월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LNG 운반선 시스템 발판 조립장에선 선박 작업대 발판 구조물이 넘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이 사고로 하청업체 소속 60대 B 씨가 철 구조물에 깔려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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