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2기에서 또 불거진 ‘감축 논란’…주한미군 변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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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5년 5월 23일 18시 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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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닉슨·카터·부시 등 감축 추진 전례 많아…2008년부터 2만 8500명 유지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2025.5.23 뉴스1
경기 평택시 팽성읍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군용 차량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2025.5.23 뉴스1
미국이 주한미군 수천 명을 감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오며 논란이 일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과 철수의 역사는 미군이 한국에 처음 주둔한 이후 80여년 간 줄곧 이어져 왔다.

주한미군이 한국에 첫발을 들인 건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직후였던 지난 1945년이다. 당시 약 7만명 규모의 미군 제24군단은 서울과 인천 일대를 지키고 있는 일본군의 항복을 받아내기 위해 한국에 들어왔다. 이때 용산에 자리를 잡은 24군단 사령부가 주한미군의 시작점이다.

이후 1948년 8월 15일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면서 주한미군도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2년 뒤 6·25전쟁이 발발하면서 미군은 최대 30만명에 이르는 대규모 병력을 한국에 다시 주둔시켰다.

1953년 7월 6·25전쟁이 휴전하고 한미는 같은 해 10월 상호방위조약을 체결했다. 이때부터 미국은 ‘외부의 공격을 공동방위한다’는 목적으로 한국 내에 미군을 주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갖게 됐다. 당시 주한미군 규모는 약 8만 5000명 정도였다.

이후 데탕트(냉전 해빙기)라는 세계적 흐름 속에서 미국의 대외정책 역시 수정되며, 주한미군은 점차 줄어들어 왔다.

특히 1971년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아시아 우방국들은 스스로 안보를 책임져야 한다”며 7사단 병력 중 2만명과 2사단 병력 3400명을 순차적으로 감축함에 따라 주한미군 총규모는 4만 3000명 수준으로 급감했다. 냉전을 종식해야 한다는 미국 안팎의 분위기가 크게 영향을 미친 결정이었다.

이어 1978년 지미 카터 대통령도 한국에서 제1군단을 철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북한의 위협이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이유로 크게 반발했고, 미국 내에서도 적지 않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감축 계획은 폐기됐다.

조지 부시 행정부는 동북아에서 미군을 축소하자는 내용의 ‘넌-워너’ 법안을 발의하고 1990년부터 1992년까지 단계적으로 총 7000명의 주한미군을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이 역시 차기 빌 클린턴 행정부 들어 북핵 개발 위험이 짙어지며 현실화하지는 못했다.

이후 2004년 미국은 한국군의 이라크 파병을 요청하면서 주한미군 감축안을 제시했고, 3단계에 걸쳐 1만 2500명의 주한미군을 줄이는 데 합의했다.

주한미군 장병들. 뉴스1
주한미군 장병들. 뉴스1


2008년부터 2만 8500명 유지…대부분이 지상군

2008년부터는 주한미군 규모가 2만 8500명으로 유지되고 있다. 당시 이명박 정부와 부시 행정부는 한미안보협의회의(SCM)에서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고려해 주한미군을 해당 수준으로 운용하는 데 합의했다.

현재 주한미군 가운데 미 8군을 비롯해 대부분이 지상군이다. 약 2만명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나머지는 미7 공군 등 공군과 해군, 해병대, 특수전사령부 등 전력도 포함돼 있다. 이 밖에도 전투기 90여대와 헬기 40여대, 장갑차 280여대, 패트리엇 60여기 등의 전력을 보유 중이다.

미국 정권 교체 시기나 국제 정세의 급변에 따른 ‘주한미군 흔들기’는 계속되는 모양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임기에 이어 이번에도 한국을 상대로 주한미군을 언급하며 방위비 분담금 등 일방적인 요구를 관철하고자 하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트럼프 정부가 주한미군 4500명을 한국에서 철수하고 괌을 비롯한 인도·태평양 내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현실화하면 현재 주한미군의 약 16%가 감축되는 것으로, 감축 대상은 주로 육군일 것으로 예상돼 한미 방위 체계에 큰 균열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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