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과 약 먹으면 뚱뚱해진다?…“비만예측 AI 개발 착수”

  • 뉴시스(신문)
  • 입력 2025년 6월 12일 09시 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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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치료계획부터 최적 치료제 선택
대사증후군 등 비만합병증 예방 기대


국내 의료진이 정신약물 복용에 따른 부작용인 체중 증가 가능성과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해 비만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개발에 착수했다.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가정의학과 이혜준 교수 연구팀은 정신 약물 투여에 따른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및 비만 치료제의 효과를 예측하는 환자 맞춤형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에 나선다고 12일 밝혔다.

우울증 등 정신질환 치료를 위해 약물을 복용하다 보면 부작용으로 체중이 늘어나는 경우가 많다. 전 세계적으로 조현병, 조울증, 우울증 같은 중증 정신질환을 앓는 환자의 60% 이상이 과체중 또는 비만에 해당한다. 일반인보다 2~3배 높은 수치다.

항정신병 약물, 항우울제, 기분조절제 등 동일한 정신 약물을 사용하더라도 체중 증가에 대한 민감성은 개인마다 유의한 차이가 있지만, 환자마다 약에 따라 얼마나 체중이 증가하는지, 어떤 비만 치료제가 효과적인지 지금까지 예측이 거의 불가능했다.

연구팀은 우울증, 조울병, 조현병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 약물을 24주 동안 투여한 후 체중 증가 부작용을 평가할 예정이다. 이 중 비만 혹은 비만 전 단계(과체중)인 환자를 대상으로 정신 약물을 유지하며 비만 치료제를 24주 동안 추가로 투여한 후 신체 계측 및 체성분, 생활 습관, 혈액검사 수치, 심리상태 등을 측정하게 된다.

연구팀은 분석 결과를 바탕으로 중앙대학교 공과대학 AI대학원 김영빈 교수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통해 각각의 정신약물과 비만치료제, 두 약제의 조합이 체중과 비만, 대사 관련 인자에 일으키는 변화량을 AI 딥러닝(대량의 데이터를 신경망에 적용하면 컴퓨터가 분석 후 답을 찾음) 모델을 통해 학습시켜 정신 약물로 인한 비만을 예측하고 예방하는 AI 모델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번 연구로 추후 신체 계측 및 체성분, 생활 습관, 동반 질환 및 복용 약물, 혈액 및 심리검사 수치 등 환자의 데이터를 입력하면 개인별 정신약물의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및 비만치료제의 효과가 예측돼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기대하고 있다.

이혜준 교수는 “이번 연구를 바탕으로 개발될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의학적 의사 결정에 참고해 비만 치료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비만치료제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나아가 환자 맞춤형 치료로 비만 개선과 더불어 대사증후군, 심뇌혈관질환, 암 등을 포함한 비만 합병증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선미 교수는 “추후 의학-공학 융합 연구를 통한 인공지능 알고리즘 개발로 정신약물 치료계획 수립 당시부터 최적의 약물을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정신질환자의 증상 개선과 더불어 비만 및 비만 합병증을 예방해 신체 건강도 효과적으로 관리함으로써 정신질환 증상 관리에도 유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연구는 정신약물 체중 증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및 비만 치료 효과 예측의 혁신 모델로써, AI 기반 정신약물 안전성 평가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계획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PLOS ONE‘ 최신호에 실렸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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