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폭우로 침수 피해가 발생한 충남 예산군 고덕면 용리의 한 축산농가에서 농장주와 가족들이 직접 피해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400mm가 넘는 물폭탄이 쏟아진 남부지방에 18, 19일 최대 4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서해안에서 비구름이 계속 유입되면서 좁은 지역에 강한 ‘괴물 폭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강한 열대 수증기가 지형에 부딪히면서 광주·전남과 부산·울산·경남 등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18, 19일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돌풍과 천둥,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30∼80mm의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이미 폭우가 내린 광주·전남에는 최대 400mm 이상, 부산·울산·경남 지역에는 최대 300mm 이상, 충남과 전북, 대구·경북에는 최대 200mm 이상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산지에도 시간당 50mm 이상의 강한 비가 예보됐다.
이미 중부와 남부지방에 물폭탄이 쏟아졌는데도 계속 비가 내리는 것은 비구름대가 서해안에서 계속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쪽의 차고 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뜨거운 수증기 사이에서 형성된 정체전선이 비를 계속 뿌린다는 설명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열대 수증기 공급을 더 원활하게 하는 하층 제트(대기 하층에서 부는 강한 바람)가 빠르게 비구름을 만들고, 이 구름이 해안가와 산맥 등 지형에 부딪히면서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많은 비가 집중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폭이 좁고 동서로 긴 비구름대가 걸쳐 있어 같은 지역 안에서도 강수량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17일 하루 동안 기상 관측소가 있는 충남 서산시 수석동에는 438.9mm가 쏟아졌는데, 같은 날 22km가량 떨어진 서산시 대산읍의 강수량은 76.5mm였다. 기상청은 “좁은 지역에 매우 강하고 많은 비가 내리는 곳이 있을 수 있다”며 “산사태와 제방 붕괴, 시설물 침수 등 각종 안전사고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부지방과 제주의 비는 19일에 대부분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과 경기 북부, 강원 내륙 산지에는 20일 오전까지 최대 120mm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20일 오후부터는 다시 무더위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된다. 습도가 높은 가운데 기온이 높아져 한낮의 체감온도가 최고 34도까지 오르는 등 폭염특보가 발효될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이 제주와 남부지방에 이어 20일경 중부지방에도 장마 종료를 선언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북태평양고기압이 한반도 상공을 덮어 정체전선이 북쪽으로 밀려 올라가면 장마도 끝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국지적으로 강한 소나기가 나타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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