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년 만의 10연패에 빠진 프로야구 롯데 선수단이 20일 잠실 LG전 종료 후 팬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스1
전반기를 ‘천당’에서 마쳤던 롯데의 후반기는 ‘지옥’이다.
롯데는 2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3-5로 패하며 10연패에 빠졌다. 롯데의 두 자릿수 연패는 2003년 7월 8일 수원 현대전~8월 3일 잠실 LG전 15연패 이후 22년 만이다. 이날 패배로 롯데는 6월 10일 이후 72일 만에 3위 바깥으로 밀려났다.
전반기를 13년 만에 3위(47승3무39패·승률 0.547)로 마쳤던 롯데는 후반기에 11승을 더하는 사이 16패(1무)를 당했다. 롯데는 이날 패배로 승률 0.513(58승4무55패)가 되면서 이날 수원에서 KT를 5-3으로 꺾은 SSG(승률 0.514·56승4무53패)에 승률 1리가 밀려 3위 자리를 내줬다.
전반기까지 동반 활약으로 ‘엘롯기 동반 가을야구’를 꿈꾸던 KIA와는 이제 와일드카드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할 수도 있다. 롯데는 5할 승률로 공동 5위인 KIA, KT와 불과 1.5경기 차이밖에 나지 않는다.
선제 솔로포를 날린 오지환. 뉴스1‘엘롯라시코’ 다운 혈투였다. LG는 2회말 프로야구 안방구장 중 가장 큰 잠실구장에서도 가장 먼 중앙담장(125m)을 넘기는 오지환의 130m짜리 솔로포로 선취점을 냈다. 이어 구본혁이 단타를 치고 상대 실책으로 2루까지 갔다. 그리고 희생번트, 땅볼로 1점 더 달아났다.
3회초 역전 3점을 치고 더그아웃에 돌아온 레이예스(가운데)가 동료들에게 축하받고 있다. 뉴스1롯데도 3회초에 곧바로 똑같이 중앙담장을 넘기는 레이예스의 130m짜리 역전 3점으로 응수했다. 8월 들어 홈런이 하나도 없었던 4번 타자 레이예스가 지난달 8일 두산전 이후 41일 만에 친 홈런이었다.
하지만 상대는 8월 승률이 0.800(12승3패)인 LG였다. LG는 6, 7, 8회 연속해 롯데 불펜을 상대로 적시타, 희생플라이, 적시타로 1점씩 뽑으며 착실히 달아났다.
롯데도 9회 2사 이후까지 LG를 괴롭혔다. 9회초 2사 2루 상황에서 타석에 선 손호영은 2볼 2스트라이크 이후 헛스윙 삼진 판정을 받았다. 그대로 승부가 끝날 뻔했다. 하지만 전날 도입된 체크스윙 비디오판독 덕에 노스윙으로 판정이 뒤집혔고 풀카운트에서 타격 기회를 이어간 손호영은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그렇게 10연패 선고가 잠시 유예됐다. 하지만 8월 승률이 0.200(3승1무12패)인 롯데의 행운은 거기까지였다. 고승민이 받아친 유영찬의 슬라이더는 내야 위로 높이 떴고 3루수 문보경의 글러브로 타구가 빨려 들어가면서 롯데는 10연패 선고를 받아들여야 했다.
LG는 3연승을 거두며 시즌 70승 고지를 선점했다. 계단식으로 포스트시즌을 진행한 35시즌 동안 70승 선착 팀의 정규시즌 우승 사전 확률은 77.1%(27차례)다.
후반기 들어 “우주의 기운이 우리에게 오고 있다”며 미소 짓고 있는 염경엽 감독은 “실질적으로 1점 차 승부였는데 끝까지 집중력을 발휘해 준 전체 선수단을 칭찬해 주고 싶다”고 말했다.
●삼성 4연승, 5위권과 1.5 경기차 가을야구 희망 8위 삼성은 7위 NC에 4-3으로 1점 차 승리를 거두고 4연승을 달렸다. 선발 투수 원태인이 6이닝 1실점 호투로 시즌 8승을 올렸다. 이날 나란히 패한 공동 5위 KIA, KT와의 경기차는 1.5경기, 4위 롯데와도 3경기다.
●독수리 잡는 곰표 고춧가루 9위 두산은 갈 길 바쁜 2위 한화를 13-9로 잡고 시즌 첫 6연승을 달렸다. 두산은 올 시즌 첫 ‘스윕승’ 역시 5월에 한화를 상대로 거뒀었다. 7일부터 LG에 1위 자리를 내준 한화는 4연패에 빠지면서 선두 LG와의 경기 차가 4경기까지 벌어졌다. 한화 채은성은 7회말 추격의 3점 홈런으로 전 구단 상대 홈런 기록을 달성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최하위 키움, 알칸타라 8이닝 호투로 2연패 탈출 키움은 선발 투수 알칸타라의 8이닝 1실점 호투로 KIA에 6-1 승리를 거뒀다. 3회말 김석환에게 허용한 솔로포가 옥의 티였다. KIA는 선취점을 내준 3회초 1사 주자 1, 2루 상황에서 연속 실책이 나와 3점을 더 내주면서 흐름을 빼앗겼다. KIA 양현종은 6과 3분의 1이닝 4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21일 선발 투수 △롯데: 이민석 -LG: 치리노스 △광주: 키움 메르세데스 -KIA 김도현 △수원: SSG 앤더슨 -KT 고영표 △대전: 두산 잭로그 -한화 류현진 △창원: 삼성 가라비토 -NC 로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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