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선발 전원 안타로 ‘데이비슨의 저주’ 풀고 12연패 탈출…KT와 공동 4위 [어제의 프로야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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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김태형 감독이 12연패를 끊어낸 뒤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김태형 감독이 12연패를 끊어낸 뒤 모자를 벗어 인사하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 제공
‘데이비슨의 저주’에 시달리던 롯데가 12연패를 끊어냈다.

롯데는 24일 창원에서 열린 프로야구 방문경기에서 시즌 첫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며 NC에 17-5 대승을 거뒀다.

롯데의 승리는 6일 사직 KIA전 이후 18일 만이다.

당시 롯데 선발 투수 데이비슨(29)은 6이닝 1실점으로 시즌 10승을 거뒀다.

그런데 롯데는 다음날 데이비슨을 내보내고 빅리그 경험이 풍부한 새 외국인 투수 벨라스케즈(32)를 영입했다.

데이비슨은 시즌 22경기 등판해 평균 5와 3분의 2이닝을 소화하며 평균자책점 3.65를 기록했다.

이 정도로는 ‘가을 야구’ 무대에서 더 높이 올라가기 힘들다는 게 롯데 구단 판단이었다.

당시 롯데는 4위 SSG에 4경기 앞선 3위를 기록 중이었다.

그러나 데이비슨을 내보낸 뒤 롯데의 하락세가 시작됐다.

데이비슨의 마지막 등판이었던 6일까지 8월 5경기에서 3승2패를 거둔 롯데는 이후 23일까지 승리 없이 12패(2무)만 더했다.

8월 승률은 1할대(0.176)까지 떨어졌다.

롯데는 결국 전날 패배로 NC에 4위 자리를 내주고 KT와 공동 5위까지 내려앉았다.

물러설 곳이 없었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전 취재진에게 “(벨라스케즈가) ‘타격 1위 팀이라고 해서 왔더니 이게 뭐야?’ 이러는 거 아니냐”며 “완봉해야 한다고 전해달라”고 자조적인 농담을 했다.

선제 3점 홈런을 날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선제 3점 홈런을 날린 레이예스. 롯데 자이언츠 제공
김 감독의 ‘뼈 있는 농담’에 타선이 먼저 각성했다.

롯데 외국인 타자 레이예스(31)는 1회초부터 3점포로 팀에 리드를 안겼다.

롯데 타선은 이날 4회에 8점을 뽑는 등 1회~6회 매 이닝 점수를 내며 벨라스케즈에게 17점을 지원했다.

연패를 당하면서 쫓기는 스윙을 했던 롯데 타자들은 넉넉한 점수 차 덕에 이날은 ‘탐욕 스윙’을 할 수 있는 사치도 누렸다.

이날 롯데 1번 타자로 나선 박찬형(23)은 1회에 2루타, 2회에 3루타, 4회에 단타를 때리면서 사이클링 히트(히트 포 더 사이클)에 홈런 하나만 남겨뒀다.

5회에 2루타를 추가한 박찬형은 7회 타석에 들어서 작정한 듯 방망이를 돌렸지만 3구 삼진으로 물러났다.

그대로 도전이 끝나는가 싶었지만 9회 2사 후 8번 타자 장두성(26)이 볼넷으로 출루하면서 박찬형은 대기 타석에 들어갔다.

한 타자만 더 살아 나가면 박찬형이 다시 한번 기록에 도전할 수 있었던 것.

롯데 박찬형.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박찬형. 롯데 자이언츠 제공
하지만 또 한 번 ‘데이비슨’이 발목을 잡았다.

NC는 이날 선발 1루수였던 데이비슨(34)을 마운드에 올렸다.

데이비슨이 롯데 9번 타자 황성빈(28)을 2구 만에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박찬형이 타석에 설 기회는 사라졌다.

데이비슨은 이날 타석에서도 6회말 2점 홈런을 날리며 벨라스케즈의 퀄리티 스타트도 무산시켰다.

벨라스케즈는 이날 5회까지 2실점을 기록 중이라 6회를 1점 이내로 막았다면 한국 무대 첫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할 수 있었다.

벨라스케즈는 또 다른 데이비슨의 저주(?)로 6이닝 4실점에 만족해야 했으나 첫 승은 챙길 수 있었다.

벨라스케즈는 이전까지 한국 무대 진출 후 2경기에서 8이닝 동안 8실점하며 2패만 기록했었다.

KT-롯데 공동 4위…NC 6위로

역전 홈런을 친 장진혁을 반기는 KT 동료들. 뉴스1
역전 홈런을 친 장진혁을 반기는 KT 동료들. 뉴스1
전날까지 롯데와 공동 5위였던 KT도 이날 승전고를 울렸다.

KT는 이날 7회까지 두산에 0-1로 끌려가다 8회 장진혁(32)의 역전 3점 홈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두산은 8회말 곧바로 희생플라이로 한 점을 추격했으나 KT 마무리 투수 박영현(22)을 무너뜨리지 못하고 2-3에서 추격을 멈췄다.

롯데와 KT는 NC를 6위로 밀어내고 공동 4위로 올라섰다.

우승청부사 톨허스트, 3전 3승…8위 KIA 5연패

팀 6연승을 이끈 LG 톨허스트. LG 트윈스 제공
팀 6연승을 이끈 LG 톨허스트. LG 트윈스 제공
선두 LG의 교체 외인 톨허스트(26)는 팀 합류 후 3전 전승을 기록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광주 경기 전 톨허스트의 투구를 앞으로 5이닝으로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올 시즌 개인 최다이닝을 소화한 톨허스트가 가을 야구 때 탈이 나는 것을 막기 위한 보험 조치였다.

톨허스트는 3회말 KIA 위즈덤(34)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한국 무대 데뷔 후 첫 실점을 하긴 했지만 추가 실점 없이 공 96개로 5이닝을 책임졌다.

LG는 톨허스트가 교체되기 전인 6회초 공격에서 3연속 안타로 2-1 역전에 성공했고 이대로 경기를 끝내며 톨허스트의 승리와 팀 승리를 모두 지켰다.

LG는 6연승을 달렸고 KIA는 5연패에 빠졌다.

한화 김서현, 12일 만에 세이브 추가

한화 포수 이재원(왼쪽)과 김서현. 한화 이글스 제공
전날 6연패를 끊어낸 한화는 안방 대전에서 SSG를 5-2로 꺾고 2연승을 달렸다.

한화는 3회초 SSG 최정(38)에게 2점 홈런을 먼저 내줬으나 5회말 2-2 동점을 만든 뒤 2사 주자 1루 상황에서 풀카운트 끝에 터진 노시환(25)의 역전 투런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8월 들어 9경기에 등판해 6경기에서 실점하며 흔들렸던 마무리 김서현(21)은 12일 대전 롯데전 이후 12일 만에 세이브(시즌 27호)를 올렸다.

3위 SSG는 이제 공동 4위 KT-롯데에 0.5경기 차로 쫓기게 됐다.

삼성 디아즈, 40홈런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 올린 삼성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시즌 40호 홈런을 쏘아 올린 삼성 디아즈. 삼성 라이온즈 제공
삼성은 디아즈(29)의 시즌 40호 홈런을 앞세워 최하위 키움에 7-4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삼성 외국인 타자가 시즌 40홈런을 기록한 건 2015년 나바로(38·당시 48홈런) 이후 10년 만이다.

디아즈는 올 시즌 홈런, 타점(125타점), 장타율(0.613)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날까지 119경기를 치른 삼성은 아직 25경기를 남겨두고 있어 산술적으로 디아즈는 홈런 8개 정도를 추가할 수 있다.

디아즈는 현재 팀 동료 박병호(39·삼성)가 2015년 넥센(현 키움) 시절 53홈런을 기록한 뒤 10년 만의 시즌 50홈런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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