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 점유율 1위 대만 TSMC와 2위 삼성전자가 하반기(7∼12월) 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시작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부진했던 선단(첨단) 공정의 수율(정상품 비율) 확보에 사활을 거는 한편으로 최근 성숙 공정에서도 의미 있는 수주를 달성하는 등 파운드리 수익성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5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TSMC는 올 하반기 대만 신주과학단지 팹(반도체 공장)과 가오슝 팹에서 2나노 공정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2나노 공정에는 앞서 삼성전자가 3나노 공정에 도입했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술을 처음으로 적용한다. 애플과 엔비디아, AMD 등 주요 고객사들이 TSMC의 2나노 공정 반도체를 기반으로 차세대 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달 공개한 1분기(1∼3월) 보고서에서 하반기 모바일용 2나노 공정 양산 계획을 공개했다. 회사 측은 “하반기 중 모바일용 2나노 반도체 제품을 양산해 신규 출하할 예정”이라며 “성공적인 양산을 통해 주요 고객으로부터 수요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2나노 공정이 내년 초 출시될 신작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 S26’에 들어가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엑시노스2600’에 적용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양산된 반도체 기준 최선단 공정인 3나노 시장은 TSMC가 수율 안정화를 먼저 달성해 주요 고객을 독차지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TSMC의 3나노 공정은 양산 이후 사상 최단기간인 5개 분기 만에 처음으로 최근 가동률 100%에 도달했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TSMC의 2나노 공정은 양산 이후 4개 분기 만에 완전 가동률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는 2022년 6월 세계 최초로 3나노 공정 양산을 발표했지만 수율 개선과 대형 고객사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관련 업계는 올 7월 미국 뉴욕에서 공개될 ‘갤럭시 Z폴드·플립7’에 삼성전자의 3나노 공정 기반 ‘엑시노스2500’이 처음 탑재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수율이 안정된 공정에서는 고객 확보에 나서고 있다. 19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삼성전자가 다음 달 출시되는 닌텐도 ‘스위치2’의 8나노 공정 기반 메인 반도체 공급 계약을 따냈다고 보도했다. 기존 스위치의 반도체 공급사였던 TSMC를 제치고 얻은 성과다. 블룸버그는 “TSMC와 경쟁하는 삼성의 중요한 승리”라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TSMC가 미중 갈등이 본격화한 이후 중국 시장에서 주춤하는 사이 현지 팹리스(반도체 설계) 업체 등 중국 내 레거시(구형) 공정 고객사 확대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전화 회의)을 통해 “미주 고객의 강한 수요에 대응해 생산을 늘리고, 미중 무역갈등 리스크 헤지(위험 회피)를 병행해 실적 개선을 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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