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 中수출 규제에도 깜짝실적… 데이터센터 매출 73% ‘쑥’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5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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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매출 69% 늘어 60조6000억원
AI 가속기 수요에 ‘데이터센터’ 호실적
2분기도 매출 450억달러 성장세 전망
‘HBM 납품’ SK하이닉스 실적 기대감

엔비디아가 미국 정부의 ‘대중국 인공지능(AI) 칩 수출 제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분기 실적을 거뒀다. AI 가속기 수요가 꾸준한 상황인 만큼 엔비디아에 고대역폭메모리(HBM)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초록불’이 켜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28일(현지 시간) 2026년 회계연도 1분기(2∼4월) 매출이 전년 대비 69% 늘어난 약 440억6000만 달러(약 60조6000억 원)였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LSEG가 집계한 추정치(매출 433억1000만 달러)를 웃돌았다. 조정된 주당 순이익도 0.96달러로 월가 예상치인 0.93달러를 상회했다. 실적이 발표된 후 엔비디아 주가는 시간 외 거래에서 4% 이상 올랐다.

1분기 엔비디아의 실적을 끌어올린 것은 데이터센터 사업이다. 데이터센터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73% 이상 증가한 391억 달러였다. 엔비디아 전체 매출의 88%에 해당한다. AI의 학습과 추론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AI 가속기가 각 기업 데이터센터에 공급된 덕이다. 엔비디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AI 가속기인 블랙웰 칩 수만 개를 탑재하는 등 대형 클라우드 제공 업체들의 수주가 데이터센터 매출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미중 갈등으로 중국 수출이 제한된 상황에서 이뤄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지난달 엔비디아에 기존에 승인된 중국용 H20 프로세서 역시 수출 허가를 받아야 중국에 수출할 수 있다고 통보했다. 이와 관련해 엔비디아는 H20 재고로 45억 달러의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콜레트 크레스 엔비디아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실적 발표에 나서 “향후 50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중국 AI 가속기 시장을 잃는 것은 회사 사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해외 경쟁사들만 이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는 2분기(5∼7월)에도 매출 450억 달러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증권가 컨센서스(455억∼459억 달러)와 비슷한 수준이다. 중국 시장 수출이 막혔지만 다른 지역에서 고부가가치 제품인 블랙웰 시리즈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엔비디아에 HBM을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실적 전망도 긍정적일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엔비디아는 올 하반기(7∼12월) 12단 HBM3E(5세대 HBM)를 탑재한 최신형 AI 반도체 ‘GB300’을 출시할 예정이다. GB300은 GB200보다 HBM 용량이 50% 더 많다. SK하이닉스로부터 더 많은 HBM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반도체인 ‘루빈’에도 SK하이닉스의 HBM4(6세대 HBM)가 장착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에 HBM4 샘플을 보내 인증을 받고 있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가 내년 HBM 공급 물량을 협의하고 있다”며 “HBM4 인증이 순조롭게 진행되는지가 SK하이닉스의 내년 공급 물량 규모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엔비디아#데이터센터#차세대 AI 반도체#SK하이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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