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美연준 금고속 자국 금괴 1200t 인출 검토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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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전쟁-러 밀착에 ‘美와 거리두기’
트럼프의 연준 압박 불안감도 한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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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차기 정부가 미국에 보관 중인 자국 금 1200t(톤)을 인출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관세를 앞세워 유럽연합(EU)과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고, 그동안 유럽이 적대시한 러시아와 밀착하는 등 경제와 안보 정책에서 모두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미국과의 거리 두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미국과의 갈등이 깊어질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되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금을 인출하는 게 안전하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4일 독일 빌트 등에 따르면 올해 2월 독일 총선에서 승리한 기독민주당(CDU)의 고위 관계자들은 더 이상 미국이 안정적인 파트너가 아니라는 판단 아래 미국 뉴욕 맨해튼 연방준비은행 지하 금고에 보관 중인 자국 금 1200t을 인출하는 것을 논의하고 있다.

독일은 미국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금을 보유한 국가다. 미국에 있는 1200t가량의 금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1130억 유로(약 181조 원) 정도 된다. 독일의 전체 금 보유량 3370t 중 약 35%가 미국에 보관돼 있는 것이다.

미 정치매체인 폴리티코는 독일이 미국에 보관 중인 자국 금을 인출하려는 배경에는 트럼프 행정부가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독립적인 운영 방침에 반대 목소리를 내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것에 대한 불안감도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연준은 통화정책 등 결정에 있어 대통령의 명령에서 자유로운 독립기관이나, 트럼프 대통령이 4일 “지금이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를 낮출 완벽한 시기”라고 발언하는 등 공개 압박하며 입김을 강하게 미치고 있다.

#독일#금 인출#미국 연방준비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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