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부 출범]
세월호-이태원-오송 참사 거론
“안전이 밥… 진상 명확히 규명”
이재명 대통령은 4일 국회 취임 선서 이후 국민께 드리는 말씀에서 “분열의 정치를 끝낸 대통령이 되겠다. 국민통합을 동력으로 삼아 위기를 극복하겠다”며 통합 정신을 강조했다. 6·3 대선을 통해 양쪽으로 갈라진 국민 여론이 다시금 확인된 상황에서 본인을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들까지 끌어안는 ‘통합의 리더십’을 펼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그는 “통합은 유능의 지표이며, 분열은 무능의 결과”라며 “‘크게 통합하라(大統)’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의미에 따라 모든 국민을 아우르고 섬기는 ‘모두의 대통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이제부터 진보의 문제란 없다. 이제부터 보수의 문제도 없다. 오직 국민의 문제, 대한민국의 문제만 있을 뿐”이라며 “낡은 이념은 이제 역사의 박물관으로 보내자”고도 했다.
세대 및 성별 갈등에 대한 해소 필요성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함께 사는 경쟁 대신 ‘네가 죽어야 내가 사는’ 전쟁만 남았다. 극한 경쟁에 내몰린 청년들이 남녀를 갈라 싸우는 지경이 됐다”며 “작은 차이를 넘어 서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국민이 주인인 나라, 국민이 행복한 나라, 진짜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고 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12·3 비상계엄 사태와 동조자들에 대해선 철저히 진상을 규명하고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 그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주권을 빼앗는 내란은 다시는 재발해선 안 된다”며 “민생, 경제, 안보, 평화, 민주주의 등 내란으로 무너지고 잃어버린 것들을 회복하고, 지속적으로 성장 발전하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이 확실시되던 이날 이른 오전 서울 여의도에서 지지자들 앞에 섰을 때도 “여러분이 제게 맡긴 첫 번째 사명(은) 내란을 확실히 극복하고 다시는 국민이 맡긴 총칼로 국민을 겁박하는 군사 쿠데타는 없게 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안전과 평화는 국민 행복의 대전제”라며 잇따랐던 사회적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의지도 피력했다. 이 대통령은 “안전이 밥이고, 평화가 경제”라며 “세월호, 이태원 참사, 오송지하차도 참사 등 사회적 참사의 진상을 명확히 규명하고, 국민의 생명과 재산이 위협받지 않는 안전사회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외교안보 분야에선 “한미 군사 동맹에 기반한 강력한 억지력으로 북핵과 군사도발에 대비하되, 북한과 소통 창구를 열고 대화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분단과 전쟁의 상처를 치유하고 평화 번영의 미래를 설계하겠다”며 “싸워서 이기는 것보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더 낫고, 싸울 필요가 없는 평화가 가장 확실한 안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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