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D-15]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와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18일 대선 공약으로 일제히 개헌을 내놓자마자 대통령 임기 제도 등을 두고 시작부터 충돌했다. 민주당은 “몽니 부리듯 개헌 논의를 흙탕물처럼 휘젓는다”고 했고,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습관성 말바꾸기”라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대선 이후 구체적인 개헌안 협의 과정에서도 양당 힘겨루기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 후보는 이날 이 후보가 밝힌 대통령 4년 연임제에 대해 “대통령이 2회 재임한 후에는 한 번 쉬고 다시 2회를 재임할 수 있는 것을 의미한다”며 “‘연임제’라는 표현 속에 장기 집권의 여지를 두고 있는 것이 아닌지를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러시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를 악용해 사실상 장기 집권을 이어가고 있는 사례를 우리는 결코 간과해서는 안 된다”며 “개헌과 관련해 여러 차례 말 바꾸기를 일삼아 왔으니 국민 앞에 아예 문서로 확정하는 것이 필요하다. 즉각적인 개헌협약 체결을 제안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장기 집권은커녕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식 징검다리 재선을 막자고 제안한 안을 국민의힘이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020년 대선에서 연임에 실패한 뒤 2024년 대선에서 재도전해 당선됐다. 이 후보가 제안한 4년 연임제는 1차례 연임에 도전해 총 8년간 재임할 수 있지만 연임에 실패하면 대선에 재도전할 수 없게 한다는 내용이라는 것.
민주당 윤호중 총괄선대위원장은 “중임제냐 연임제냐 문제를 가지고 쓸데없는 논쟁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후보가 개헌협약 체결을 제안한 데 대해서도 “마치 협의를 깨줬으면 하는 식의 시비걸기식 반응”이라며 “이 후보가 개헌에 소극적이거나 반대해 주길 바라왔던 사람처럼 마치 몽니 부리듯이 개헌 논의를 흙탕물처럼 휘젓고 있는 데 대해선 대단히 유감”이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선 이 후보가 지난달 6일 대선과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하자는 우원식 국회의장의 제안을 거부했던 것을 비판했다. 국민의힘 개헌특별위원장인 주호영 의원은 ”이 후보의 가볍고 현란한 말 바꾸기는 현기증이 날 정도”라며 “지금은 개헌 약속을 해놓고 당선이 되면 또 뒤집으려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 후보는 “(당시) 국민투표법을 일주일 내 개정해 개헌하자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전혀 반응이 없었다”며 “국회의장이 오해 많이 받고 고생했는데 그 점은 저도 유감”이라고 말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