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판 ‘안러경중’… 66년만에 北-中-러 정상 한자리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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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中전승절 열병식]
다자외교 데뷔… “푸틴과 동급 예우”
왕이 영접받은 金 “中 방문해 기쁘다”… 신냉전에 北-中-러 3각 연대 재현
金, ‘연대 과시’ 러 방문 가능성도… “北, 핵보유국 위상 공고화 나설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 6년 8개월 만에 중국 베이징 땅을 밟았다. 방중 기간 중국 측으로부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준하는 파격적 예우가 제공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김 위원장은 3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푸틴 대통령과 함께 북한 지도자로는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오를 예정이다. 냉전 시대 북방 3각 연대가 재연되는 것. 이번 방중으로 다자외교 무대 데뷔에 나선 김 위원장이 북-중, 북-러 정상회담을 넘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한 다른 정상들과도 회동에 나설지 관심이다.

● 국정원 “김정은, 푸틴과 동급 예우받을 듯”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해 전용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3일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2025.09.02. [베이징=신화/뉴시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일(현지 시간) 중국 베이징역에 도착해 전용 열차에서 내리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은 3일 톈안먼(천안문) 광장에서 열리는 ‘중국 인민 항일 전쟁 및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참석하기 위해 중국을 방문했다. 2025.09.02. [베이징=신화/뉴시스]
1일 전용열차 ‘태양호’로 평양을 출발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일 새벽 중국 국경을 통과한 후 오후 4시쯤(현지 시간) 베이징역에 도착했다. 검은색 양복에 붉은 넥타이를 맨 김 위원장은 활짝 웃으며 기차에서 내렸다.

조선중앙통신은 차이치(蔡奇) 중국공산당 중앙서기처 서기, 왕이(王毅) 외교부장 등이 베이징역에서 김 위원장을 영접했다고 보도했다. 차이 서기, 왕 부장의 손을 양손으로 감싸 쥔 김 위원장은 “6년(여) 만에 또다시 중화인민공화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차이 서기는 당내 공식 서열 5위로 시 주석의 최측근으로 꼽힌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3일 “김정은 동지께서 2일 오후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돌(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전용열차로 중화인민공화국의 수도 베이징에 도착했다”라고 보도했다. 사진에는 딸 주애가 함께 동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김 위원장은 베이징역에서 준비된 고급 승용차를 타고 곧바로 최근 리모델링 공사를 마친 주중 북한대사관으로 이동했다. 20여 대의 경호 차량과 구급 차량이 김 위원장이 탄 차량을 따라 움직였다.

김 위원장은 중국을 방문하는 각국 정상이 묵는 댜오위타이 국빈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앞서 베이징을 방문할 때마다 댜오위타이 18호각에 묵었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원회에서 “김 위원장이 푸틴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와 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로 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하는 카드도 저울질하고 있다”고 보고했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를 타고 2일 새벽 중국 국경을 통과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른쪽은 북한 내 ‘실세 장관’인 최선희 외무상. 
노동신문 뉴스1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가운데)이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전용열차를 타고 2일 새벽 중국 국경을 통과했다고 이날 보도했다. 오른쪽은 북한 내 ‘실세 장관’인 최선희 외무상. 노동신문 뉴스1
김 위원장은 3일 오전 9시부터는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참관한다. 지난달 28일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각각 시 주석의 오른쪽과 왼쪽에 앉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중-러 3개국 정상이 함께 이 망루에 오르는 것은 195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10주년 열병식 이후 66년 만이다. 당시 마오쩌둥(毛澤東) 중국 국가주석의 양옆에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호찌민 초대 베트남 주석이 각각 앉았고, 김 위원장의 할아버지인 김일성 북한 주석은 호 주석 다음에 자리했다.

● 66년 만에 한자리 모인 북-중-러 정상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3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릴 톈안먼 광장을 지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열병식에서 나란히 앉기로 했다. 세 정상이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AP 뉴시스
지난달 31일 중국 베이징 시민이 자전거를 타고 3일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이 열릴 톈안먼 광장을 지나고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번 열병식에서 나란히 앉기로 했다. 세 정상이 연쇄 양자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베이징=AP 뉴시스
김 위원장은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북-중, 북-러 연쇄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3일 전승절 열병식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톈안먼 선두에 서서 냉전기 삼각연대 구도를 재현하는 한편 북-중 정상회담 개최는 물론이고 북-러 정상 간 만남도 이뤄질 것”이라고 보고했다고 국회 정보위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전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은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이 이날 정상회담을 가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북-러 정상회담이 성사되면 지난해 6월 평양 회담 이후 1년 3개월 만이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도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외교정책 보좌관이 “푸틴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3일 열병식과 연회에 참석하며 그 이후에도 계속 대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국정원은 북-중-러 3자 정상회담 성사 가능성에 대해선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김 위원장의 방중 행보는 북-중-러 연대를 통해 핵보유국 이미지를 공고히 하고 중국, 러시아 지도자들과 어깨를 나란히 해 대미 협상력을 높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현장 시찰 등을 통해 중국과의 경제협력 강화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김 위원장의 방중을 두고 “군사·안보 분야에서 러시아와 협력을 지속하며 경제 분야에서 중국과 관계를 회복하는 ‘안러경중’(안보는 러시아, 경제는 중국과 각각 밀착한다는 의미) 전략을 구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북-중-러 연대#전승절 열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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