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협상이 타결된 31일 경기 평택시 포승읍 평택항에 철강제품이 쌓여 있다. 미국 상무부는 30일(현지시간) ‘한국에 대한 자동차 품목별 관세는 15%로 결정됐다’며 철강·알루미늄·구리는 기존 관세율(50%)를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2025.07.31. 평택=뉴시스
철강과 알루미늄에 올 6월부터 적용돼오던 50%의 고율 관세는 31일 타결된 한미 관세 협상에서도 그대로 유지됐다.
하워드 러트닉 미국 상무장관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후 자신의 SNS 엑스(X) 계정에 50%로 설정된 철강·알루미늄·구리에 대한 관세의 경우 “합의에 포함되지 않았으며 여전히 변동이 없다”고 밝혔다. 기존에도 건설경기 악화와 중국산 저가 철강 유입으로 신음하던 철강업계는 고율 관세마저 그대로 확정되자 절망감을 호소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X 갈무리
각종 제조업계의 원자재 공급처이기도 한 철강업계는 국내 거래처와 미국 수출 시장 사이에서의 ‘이중고’를 우려하는 분위기다. 철강을 산 뒤 자동차 등 완제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제조 기업들이 원가 절감부터 하고자 “철강 값이라도 깎아달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관측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고객사들 대부분이 관세 부담을 안게 돼 전망이 매우 안 좋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미국에 직접 수출하는 철강 물량의 경우 50% 관세로 인해 가격 경쟁력을 잃어버리게 됐다.
철강업계는 이번 50% 관세가 경쟁 국가인 일본, 유럽연합(EU) 등에도 똑같이 적용되지만 한국의 상황이 더 불리해졌다고 보고 있다. 일본은 일본제철이 미국 철강회사 US스틸을 인수한 덕에 미국에서 ‘미국산’ 철강을 자체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민동준 연세대 신소재공학과 명예특임교수는 “일본제철, 룩셈부르크에 본사를 둔 철강회사 아르셀로미탈은 미국 앨라배마주 캘버트에 전기로를 공동 소유하고 있기도 하다”며 “관세율은 동일하더라도 한국 철강업계는 미국에 가용 가능한 생산 자원이 없어 더 불리하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