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폭탄세일-GM 투자선회… 끝모를 전기차 캐즘[자동차팀의 비즈워치]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6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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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D, 당장 손해봐도 점유율 제고
전기車 시장 치킨게임 치달을 우려
폭스바겐 등은 내연기관 투자 늘려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제조사 1위 자리를 꿰찬 비야디(BYD)가 이달 말까지 중국 현지에서 전기차 가격을 최대 34% 내리기로 했습니다. 예상보다 더딘 수요 회복 속도에 승부수를 던진 겁니다. BYD가 신호탄을 쏘아 올리자 지리자동차와 체리자동차도 두 자릿수 할인율을 선언하며 참전했습니다.

당장 출혈이 불가피해도 장기적으로 점유율을 높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입니다. 다만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자칫 치킨게임으로 치닫지는 않을지 우려됩니다. 2010년대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소니, 블랙베리 등 저마다 특화된 기능으로 도전장을 내밀었던 제조사들의 존재감이 희미해지고 애플과 삼성만이 살아남았던 것처럼 말입니다.

중국 업체들이 자국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해외로 밀어낼 가능성도 있습니다. BYD와 지리는 이미 한국을 비롯해 유럽, 동남아시아, 중남미 등 다양한 시장에 진출해 있습니다.

처치 곤란 재고에 골머리를 썩이는 건 국내 상황도 매한가지입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27일부터 4일간 간판 전기차 아이오닉5를 생산하는 울산1공장 2라인의 문을 닫았습니다. 5월 한 달간 아이오닉5를 최대 600만 원 할인하는 행사까지 진행했지만 재고 소진량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결국 라인을 임시 폐쇄한 겁니다.

미국과 유럽의 일부 완성차 업체는 내연기관에 더 힘을 주고 있습니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뉴욕주 버펄로에 있는 토나완다 엔진 공장에 8억8800만 달러(약 1조2000억 원)를 투자해 6세대 V8 엔진 생산을 확대하기로 했습니다. 당초 전기차 구동장치 생산을 위해 3억 달러를 투자하려던 계획을 선회한 것입니다. 독일 폭스바겐그룹도 600억 유로(약 93조4000억 원)를 내연기관차에 투자하는 계획을 밝혔습니다.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사이에서 ‘징검다리’ 역할을 수행할 하이브리드차 투자에 집중하는 전략도 눈에 띕니다. 볼보는 2027년부터 4년간 차세대 하이브리드 모델 13종을 출시하기로 했습니다.

도무지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속 ‘각자도생’에 나선 완성차 업체들. 도대체 전기차의 시대는 언제나 올는지, 업계도 예상하기가 참 어려운가 봅니다.

#전기차#BYD#현대자동차#하이브리드차#완성차 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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