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김건희 특검에 출석한 김건희 여사는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조사실로 들어갔지만 안에서는 모든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했다고 한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은 “당시 서울대 석사과정 중이라 주식에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했고, 명태균 씨로부터 공짜 여론조사 결과를 받은 혐의에 대해선 “명 씨가 갖다 바친 것”이라고 반박했다. 공직자 재산 신고에서 누락했다는 프랑스 명품 ‘반클리프 목걸이’에 대해선 새로운 해명을 내놨다.
▷문제의 목걸이는 2022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 때 착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보석이다. 진품은 6200만 원인데 김 여사는 특검에서 ‘2010년경 홍콩에서 엄마 선물용으로 200만 원 정도 주고 산 모조품’이라고 진술했다고 한다. 나토로 떠나며 모친에게서 다시 빌려 착용했다는 것이다. 이후 이 목걸이가 공직자 재산 신고(보석류는 500만 원 이상) 목록에서 빠졌다는 지적이 제기됐을 때만 해도 대통령실은 “지인에게 빌린 것”이라 했지 모조품이란 얘기는 없었다.
▷모조품이란 주장은 올 5월 김 여사가 검찰에 낸 진술서에 처음 등장한다. 올 7월엔 특검이 통일교 전직 간부가 건진법사를 통해 김 여사에게 전달하려던 또 다른 명품들을 찾으려 김 여사 오빠의 처가를 압수수색하다 뜻밖에 이 목걸이를 발견했다. 이땐 ‘오빠에게 선물한 모조품’이라고 다시 주장을 바꿨다. 진술이 오락가락하니 증거인멸 우려가 제기될 만하다. 심지어 이 목걸이의 진품은 2015년 처음 출시됐다는 보도도 나왔다. 사실이라면 진품이 나오기도 전에 짝퉁을 샀다는 얘기여서 김 여사 해명이 더 꼬이게 된다.
▷통일교 측으로부터 각각 1271만 원과 802만 원짜리 샤넬백 2개를 받은 의혹을 의식해서였을까. 김 여사는 특검에 출두하며 정장 차림에 국산 에코백을 들었다. 정가는 15만 원, 온라인에선 9만 원대에 판매되는 가방이다. 김 여사는 디올백을 받은 사실이 확인된 후인 지난해 6월 중앙아시아 3개국 순방길에 나설 때도 소박한 에코백을 들었는데 ‘뒤에선 명품백 받아놓고 앞에선 에코백 든다’며 여론만 나빠졌다.
▷김 여사는 특검 포토라인에 서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 죄송하다”고 했다. 명태균 의혹에 대해선 “힘도 없는 사람에게 자꾸 연락해 끊어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법적 책임을 피하려고 공적 지위와 권한이 없음을 호소한 것으로 보인다.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어떻게 그동안 검찰의 ‘서면조사’ ‘황제조사’ 특혜를 누렸나.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왜 대통령과 동급 비화폰 쓰고, 사석에선 대통령인 양 “남북문제 제가 좀 나설 생각”이라 했나. 앞뒤가 다르니 “항상 죄송하다” 사과받고도 조롱당한 기분이 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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