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지켜낸 15% 관세… 제2, 제3 ‘마스가’ 모델 구축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6일 23시 2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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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워싱턴=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26일 한미 정상회담에서 기존 관세 합의를 뒤집는 미국 측의 추가 협상 요구는 없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회담을 마친 뒤 “난 우리가 협상을 끝냈다고 생각한다”며 “매우 큰 무역 합의로 한국이 역대 타결한 합의 중 가장 크다”고 말했다. 상호관세율을 15%로 낮추는 대신 조선업 협력인 ‘마스가(MASGA) 프로젝트’를 포함해 3500억 달러의 대미 투자 펀드를 조성하는 기존 합의안을 지켜낸 것이다.

정상회담 직전 미국 측은 대미 투자펀드 중 직접 투자 비중을 늘리거나 투자 규모 자체를 확대할 것을 요구했고, 쌀 소고기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도 압박했다. 자칫 기존 관세 합의를 뒤흔드는 돌발 변수가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컸지만, 다행히 정상회담을 통해 당초 합의 원안대로 이행하기로 했다.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조선, 원자력, 항공, 액화천연가스(LNG), 핵심 광물 등에서 총 11건의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며 다양한 제조업 분야로 협력을 확대했다. 한국 기업들은 1500억 달러(약 210조 원) 규모의 추가 투자 계획을 발표하며 힘을 실었다.

정상회담이 순조롭게 마무리됐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15%로 낮추기로 한 자동차 품목 관세 적용 시기를 조속히 확정해야 하고, 반도체·의약품 등의 최혜국 대우도 공식화해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거론되지 않았지만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도 언제든지 불거질 수 있다. 당장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회담 후 “미국은 시장 개방을 원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후속 실무 협상 과정에서 긴장의 끈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무엇보다 관세 협상의 돌파구를 열었던 ‘마스가’ 프로젝트에 이어 반도체, 원전, 인공지능(AI) 등 한미가 서로 윈윈할 수 있는 후속 사업을 많이 발굴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미국 제조업 르네상스의 핵심 파트너로서 글로벌 시장을 함께 견인하는 발판이 될 수 있다. 해외 투자 확대가 국내 투자, 고용 위축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균형을 잡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자면 기업들이 부담 없이 뛸 수 있도록 정부가 규제 합리화와 정책 지원 등을 통해 제대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다.


#한미 정상회담#관세 합의#마스가 프로젝트#대미 투자펀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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