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삼성 “5년간 6만 명 신규 채용”… 정부와 정치권이 도울 차례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8일 23시 30분


코멘트
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5 하반기 서울대학교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2025.9.2 뉴스1
2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2025 하반기 서울대학교 채용박람회에서 학생들이 취업상담을 받고 있다. 2025.9.2 뉴스1
삼성 SK 현대차 LG 등 국내 7개 주요 그룹이 18일 일제히 신규 채용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이 앞으로 5년 동안 6만 명의 신입사원을 새로 뽑겠다고 밝히는 등 기업들이 내놓은 올해 신규 채용 규모는 당초 계획보다 4000명가량 늘어난 4만여 명에 이른다. 일자리 고갈에 신음하는 청년들에겐 가뭄 속 단비 같은 소식이다. 16일 이재명 대통령이 “정부뿐 아니라 기업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한 데 대해 기업들이 적극 화답한 것이다.

주요 그룹 중 유일하게 대규모 공채 제도를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은 향후 5년간 해마다 1만2000명의 신규 채용 계획을 내놨다. 1만 명 수준이던 예년보다 20%가량 늘렸다. 반도체, 바이오, 인공지능(AI) 등 핵심 분야에서 채용을 늘릴 계획이다. SK그룹은 올해 8000명을 신규 채용하며, 현대차그룹은 올해 7200명을 뽑고 내년엔 1만 명 수준으로 늘리기로 했다. LG그룹이 3년간 1만 명, 한화가 올해 5600명, 포스코가 5년간 1만5000명, HD현대가 5년간 1만 명 등 채용 계획을 잇달아 내놨다.

청년들에게 얼어붙은 취업 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청년 고용률은 지난달까지 16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고, 청년 취업자 수는 1년 전에 비해 20만 명 이상 줄었다. 양질의 일자리는 갈수록 줄어드는데 그나마도 경력직에만 기회의 문이 열려 있다. 경험을 쌓고 오라면서 정작 경험 쌓을 기회는 주지 않는 현실에 청년들은 답답함을 넘어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

경기 침체와 미국발 관세 폭풍 등으로 어려운 경영 여건에서 기업들이 대규모 신규 채용 계획을 밝힌 만큼 이제는 정부와 정치권이 적극적으로 도울 차례다. 16일 이 대통령은 신규 채용을 확대하는 기업에 지원을 늘리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했는데, 기업들이 마음껏 투자와 고용을 늘릴 수 있도록 과감한 지원에 나설 필요가 있다. 신성장 산업을 집중 육성해 고용을 많이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

한 번 뽑으면 내보내기 어렵다 보니 검증된 경력직 채용만 이뤄지는 노동시장의 경직성도 풀어줘야 한다. 노란봉투법, 주 4.5일제, 정년 연장 등의 노동정책이 청년들에게 ‘일자리 장벽’이 되지 않도록 보완 대책도 서둘러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도 어렵더라도 미래를 위한 투자 차원에서 신규 채용을 계속 이어가기 바란다. 청년들에게 성장의 사다리가 될 양질의 일자리가 끊어지지 않도록 사회 전체가 책임을 다해야 한다.


#신규채용#청년고용#삼성그룹#SK그룹#현대차그룹#LG그룹#일자리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