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검, ‘내란 방조’ 한덕수 前총리 불구속 기소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8월 29일 11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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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한덕수 전 국무총리. 박형기 기자 oneshot@donga.com
12·3 비상계엄 선포 사건을 수사 중인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를 29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박지영 특검보는 브리핑을 통해 이날 오전 10시 30분경 한 전 총리를 내란 우두머리 방조, 위증,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공용서류손상, 대통령기록물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한 전 총리가 ‘국정 2인자’로서 대통령의 국가 긴급권 남용을 제어하는 ‘브레이크’ 역할을 해야 할 헌법적 책무가 있는데, 이를 저버리고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이 적법해 보이도록 도왔다고 보고 있다. 국무총리는 대통령의 헌법 수호 책무를 보좌하는 ‘제1의 국가기관‘이지만 한 전 총리가 그 의무를 저버렸다고 특검은 판단했다.

또한 특검은 한 전 총리가 5분 남짓 만에 끝난 ‘형식상’의 국무회의를 개최하도록 윤 전 대통령에게 건의하고, 사후 계엄선포문에 서명한 것도 불법 계엄에 적법해 보이는 외관을 씌우기 위한 과정이었다고 보고 있다.

아울러 한 전 총리는 헌법재판소에서 사전에 계엄선포문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해 위증한 혐의도 있다.

박 특검보는 이날 “피고인은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을 막을 수 있는 최고 헌법기관이었다”며 “그럼에도 대통령이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고 헌법질서를 유린할 것을 알면서도 헌법적 책무를 다하지 않고 오히려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적극적 행위를 하며 동조하는 행위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행위는 공직 이력 등에 비춰 12·3 비상계엄도 기존의 친위 쿠데타와 같이 성공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것으로 사료된다”며 “계엄 해제 이후 전방위적 수사가 이뤄지자 자신의 행위를 은폐하고자 허위로 작성한 문서를 파기하고 온 국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거짓을 말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는 역사적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현명한 판단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했다.

특검은 당시 국무회의 관련 폐쇄회로(CC)TV 영상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 특검보는 “(한 전 총리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과 국무회의 소집에 필요한 국무위원 수에 대해 대화하면서 손가락으로 4명이 필요하다, 1명이 남았다고 확인하는 장면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국무위원들이 회의장을 떠난 시간에도 한 전 총리와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자리에 남아 문건을 보며 협의하는 모습이 CCTV에 잡혔다”고 부연했다.

특검은 일부 국무위원들이 국무회의 서류에 서명을 거부하자 한 전 총리가 ‘참석했다는 의미로 서명하는 것이 맞지 않느냐’는 취지로 말한 정황도 파악했다.

지난 27일 서울중앙지법 정재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방어권 행사 차원을 넘어선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한 전 총리가 비상계엄에 합법적 외관을 만들어줄 의도로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했다는 특검 주장에 대해 “다툴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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