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정부 “나토식 국방비 증액 어렵지않아”… 34조 美 무기 도입도 논의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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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 3.5%까지 국방비 증액 합의
실무협상서 구체적 기한 등 논의… 미국산 무기구매, 전작권 전환 연계
대북역량 강화 첨단무기 오를 전망… 특수機 도입때 ‘美기종 우선’ 관측도

한미 양국이 2030년까지 미국산 무기 250억 달러어치를 구매하는 방안을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위쪽부터 F-35A 스텔스 전투기, 아파치 공격 헬기(AH-64E), KC-46(페가수스) 공중급유기
정부가 국내총생산(GDP)의 3.5%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과 합의한 ‘GDP의 5%’가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재명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에서 선제적으로 국방비 지출 증액을 약속한 가운데, 한국의 국방력 강화 수요와 맞물린 국방비의 단계적 증액 계획에 따라 양측의 견해차가 좁혀진 것. 한미는 또 250억 달러(약 34조 원)에 이르는 미국산 무기 구입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기존 재래식 전력 외 한국의 대북(對北) 역량 강화에 필수적인 미국의 ‘첨단’ 무기체계 도입도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국방비 GDP 3.5% 증액 불가능한 일 아냐”

1일 미국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한미는 실무 협의에서 가능한 한 빨리(as soon as possible)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5% 수준으로 증액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상회담을 앞두고 정부는 단계적 국방비 증액 계획과 함께 민군 연구개발(R&D) 등 안보 간접 비용을 합쳐 순차적으로 GDP 5% 기준을 맞추는 여러 계산법을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 중에 일단 직접 비용인 국방비를 나토 기준에 맞추는 방안에는 의견이 모아진 것. 앞서 6월 나토 회원국들은 GDP 5% 국방비 증액에 합의하면서 3.5%는 나토의 국방비 항목에, 나머지 1.5%는 도로·항만·사이버 방위 등 안전 보장과 밀접히 관련된 분야에 사용하기로 한 바 있다.

나토 수준으로 국방비를 증액하기로 한 것은 미국의 요구와 우리 군의 자체 방위 능력, 장병 처우 개선 등 국방비 인상 수요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25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국방비를 증액할 것”이라며 “한반도 안보를 지키는 데 더욱 주도적인 역할을 해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회담에서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국방비 증액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국방 예산을 GDP의 3.5% 수준으로 맞추는 건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실제 정부는 지난달 29일 내년 국방 예산을 올해(61조2469억 원)보다 8.2% 늘어난 66조2947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2008년(8.7%) 이후 두 번째로 높은 국방비 증가율로 만약 정부 예산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GDP 대비 국방 예산은 2.42%로 올해보다 0.1%포인트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마련된 국방중기계획에 따르면 군은 연평균 7.3% 인상을 통해 2029년 84조7073억 원까지 국방 예산을 늘리는 계획을 세웠다. GDP 성장 예측치 등을 고려할 때 이 수치는 GDP의 3%대 초중반 수준이다. 다만 ‘10년 내’ 기한이 정해진 나토처럼 한국의 목표치 도달 시점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기한 등 세부 내용을 두고 한미 간 실무 협의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 미국산 ‘첨단’ 무기 도입 논의될 듯

한미가 협의 중인 250억 달러 상당의 미국산 무기 구매의 경우 그동안 미국이 타국에 판매하지 않았던 ‘첨단’ 무기체계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상과 해상 무기체계는 이미 상당 부분 국산화가 이뤄졌고 공중 무기체계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등 미국으로부터 도입이 진행 중인 사업이 있는 만큼 미국산 무기 구입을 확대하기 위해선 첨단 정찰감시 자산 도입 등이 필요하다는 것. 이는 정부가 임기 내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과도 연계돼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도 한국이 한반도 방어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선 첨단 무기 구입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정상회담 직후 브리핑에서 “우리는 첨단 등 꼭 필요한 무기를 구매하려고 하는 것이기 때문에 서로 의견에 일치가 있었다”고 말했다.

첨단 전력 외 군 내부에서 거론되는 도입이 가능한 무기체계로는 아파치 공격 헬기(AH-64E)가 거론된다. 또 현재 추진되고 있는 공중 급유기나 조기경보통제기 등 특수임무기 도입 사업도 미국 기종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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