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들도 “빨리 돌아가자는 분위기”… 9월 복귀 가능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1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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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들 복귀 선언]
대전협, 오늘 국회에 요구사항 전달… 내년 전문의 시험 추가 실시 등 주장
일부 필수과 저연차 “다른 진로 모색”… “지방 병원서 이탈 더 클듯” 전망도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 2025.6.25 뉴스1
서울 시내 한 대학병원 내 전공의 전용공간. 2025.6.25 뉴스1
의대생이 전원 수업 복귀를 선언하면서 의정 갈등의 한 축인 사직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의 복귀 여부에도 관심이 쏠렸다. 전공의 사이에선 “더 이상 수련 중단은 무의미하다”는 회의론이 팽배해 9월 복귀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다만 산부인과 등 일부 필수과 저연차 전공의 사이에선 수련을 포기하거나 인기과로 전공을 바꾸겠다는 이탈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필수과 일부에선 “지원자 감소 등 의정갈등 전보다 상황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이젠 복귀하자” 9월 상당수 복귀 전망

의대생 복귀 선언이 알려진 뒤 전공의 내부에선 ‘9월 복귀’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형병원 3년 차 레지던트는 “학생들이 복귀하면 우리만 남아서 할 게 없다. 대다수가 빨리 돌아가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9월부터 근무하는 하반기(7∼12월) 전공의 모집은 통상 7월 3, 4주 차에 시작된다. 상반기 결원이 있는 일부 과에서 소수를 추가 모집한다. 그러나 올해는 수련병원에 남은 전공의가 총 2532명으로, 의정갈등 이전 1만3531명의 18.7%에 불과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4일 박주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과 비공개 간담회를 갖고 전공의 요구사항을 전달할 예정이다. 대전협은 이달 초 전공의 8458명의 설문을 통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와 의료개혁 실행 방안 재검토 △입대 및 입대 예정 전공의 수련 연속성 보장 등을 복귀 선결 조건으로 내걸었다.

전공의들은 정부가 수련 공백을 최소화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 하반기에 복귀하는 수련 마지막 해 전공의는 내년 2월 전문의 시험을 볼 수 없다. 이듬해 2월 시험에 응시하면 전문의 취득이 예정 시점보다 2년 늦어진다. 이 때문에 내년 8월 추가 시험 기회를 요구하고 있다. 4년 차 레지던트는 “전공의와 전문의는 수입 등 처우 차이가 커 6개월이라도 먼저 시험을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의 시험을 총괄하는 대한의학회 등에선 추가 시험에 난색을 보였다.

일부에선 수련 기간 단축 얘기도 나오지만 실현 가능성은 낮다. 서울 상급종합병원 교수는 “전공의 스스로 수련의 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덜 배운 채로 전문의를 따겠다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보건복지부도 “특례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 일부 필수과 저연차는 “전공 포기” 고민

의정갈등이 봉합되더라도 전공의 일부는 수련을 포기할 수도 있다. 내과, 외과 등 필수과 사직 전공의 중엔 미용 등 다른 진로를 모색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대전협 비대위 설문에서 ‘수련을 재개할 생각이 없다’고 답변한 전공의 72.1%는 소아청소년과, 심장혈관흉부외과 등 필수과 소속이었다. 레지던트 1년 차 수련을 앞두고 사직한 필수과 전공의는 “필수과에서 고생하는 만큼 보상을 받기는커녕 사법 리스크 때문에 힘들어하는 선배를 많이 봤다. 하반기엔 쉽지 않겠지만, 내년 초에 아예 과를 바꿔 지원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지방에선 필수과 이탈 규모가 더 클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지방 수련병원 외과 교수는 “정부 필수의료 지원책을 불신하는 전공의가 많고, 개원가에서 쉽게 돈 버는 방법도 알게 됐다. 하반기에 얼마나 돌아올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의대생#전공의#의정 갈등#의료개혁#9월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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