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 갈등으로 병원을 떠난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하반기 모집이 진행되는 가운데, 주요 병원 하반기 전공의 모집공고에서 전공의들이 정원의 70~80% 수준으로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2월 의정 갈등이 발생한 이후 첫 전공의 대규모 복귀다. 다만 지역별, 과별 복귀율에 차이가 나 필수 의료·지역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다.
● “하반기 전공의 모집 70% 이상 지원”
20일 의료계에 따르면 19일 하반기 전공의 지원을 마감한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소속 가톨릭중앙의료원 3개 대형 병원에 전공의 약 1300명이 지원한 것으로 집계됐다.
세 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모집 정원은 총 1860명으로 정원의 70% 이상이 지원했다. 이미 각 병원에 복귀한 전공의까지 포함하면 이번 하반기 모집으로 의정 갈등 발생 전 70~80% 수준으로 전공의가 각 병원에 복귀할 것으로 의료계는 보고 있다.
앞서 지난해 2월 윤석열 정부가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을 발표하자 전공의들은 사직서를 제출하고 수련병원을 떠났다. 이후 의정 갈등이 이어지는 동안 여러 차례 정부가 여러 특례 조건을 제시하며 복귀를 유도했지만 응하지 않았다. 이후 정부가 바뀌고 투쟁 동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전공의 대부분이 이번 하반기 모집에 수련병원 복귀를 택했다.
대다수 수련병원의 하반기 전공의 지원은 이번 주에 끝난다. 전국 수련병원들의 모집 절차는 병원별 자체 일정에 따라 이달 29일까지 진행된다. 보건복지부 수련환경평가위원회에 따르면 인턴 3006명, 레지던트 1년 차 3207명, 레지던트 상급 연차(2∼4년 차) 7285명 등 총 1만3498명이 모집 대상이다. 현재 수련병원에서 수련을 이어가고 있는 전공의는 2532명이다.
● “필수의료, 지역의료는 지원율 다소 낮아”
하지만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 필수 의료 전공의 지원율은 저조한 상황이다. 한 대형 병원 관계자는 “우리 병원의 필수 의료 전공 지원율은 50% 안팎으로 보인다”라며 “영상의학과 등 인기과 지원율이 다소 높다”고 설명했다.
비수도권 수련병원 지원율도 낮다. 비수도권 병원에서 수련받던 전공의들이 수도권 대형 병원으로 자리를 옮겨 지역 병원에 공백이 생기는, 이른바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한 의료계 관계자는 “비수도권 병원들의 경우 지원율이 수도권 병원보다 낮은 50% 안팎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의정 갈등 이후 아예 전문의가 되기를 포기하고 일반의로 일하겠다는 전공의들이 있는 데다, 현재 일정대로라면 내년 하반기 수련을 마칠 때 전문의 시험 추가 시행이 없어 차라리 내년 3월 복귀를 택하겠다는 의견도 있다.
전공의들의 최종 복귀율은 21일 수련협의체 4차 회의 결과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4차 수련협의체 회의에서는 입대한 사직 전공의의 수련 보장,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책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한성존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수련협의체, 국민 참여형 의료 개혁 공론화위원회 등에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논의는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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